[12.31.화] 대기업의 문어발식 확장이 필요하다?

‘리멤버 나우’는 국내 최고의 경제 전문가들이 매일 아침 최신 경제 이슈를 설명해드리는 콘텐츠 레터입니다.

2020년부터 이동우 경희대 경영대학원 교수가 [10분 독서 나우]라는 코너를 통해 새로이 필진으로 합류합니다. SK, CJ 등 대기업 직원들에만 공급되던 이 교수의 콘텐츠를 신년부터 리멤버 회원들께도 선보일 수 있게 됐습니다!  [10분독서 나우]는 내년부터 매주 월요일 오후 1시 푸시 알림을 통해 만나보실 수 있습니다.

우리나라 재벌그룹은 스타트업에 투자할 수 없습니다. 지주회사 규제 때문인데요. 왜 이런 규제가 생겼는지 알아봤습니다. 고령화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습니다. 이걸 잊으면 통계를 왜곡해서 보게 됩니다. 12월 31일 ‘리멤버 나우’입니다.

이진우의 익스플레인 나우

대기업의 문어발식 확장이 필요하다?

우리나라의 대기업은 스타트업에 투자하기 어렵게 되어 있습니다. 그래서 될 만한 스타트업도 대기업 투자를 받지 못하고 좌절하거나 아니면 외국에서 투자를 받게 된다는 겁니다. 최근 배달의 민족이 독일 기업에 피인수 된 일을 계기로 이런 논의가 불거졌습니다.

그런 규제를 바꾸자는 기사입니다. 실제로 우리나라 재벌기업 대부분은 스타트업에 투자할 때 지분을 무조건 40% 이상 보유해야 하거나 심지어는 100%를 모두 보유해야 합니다. 10%만 투자하는 건 구조적으로 어렵습니다. 규제 때문입니다.

– 왜 그런 규제가 생겼죠?

연원을 거슬러 올라가면 그런 규제가 생긴 이유가 있긴 합니다. 이건  우리나라 재벌기업들 대부분이 지주사 구조로 되어 있기 때문에 생긴 일 입니다. 아직 지주사 구조가 아닌 삼성그룹이나 현대차그룹은 이런 규제를 받지 않습니다.

지주회사 체계는 대주주 개인이 피라미드의 정점에서 지주회사 지분만 소유하고도 그 지주회사 산하의 여러 계열사를 지배할 수 있는 (대주주 입장에서 보면) 매우 효율적인 지배구조입니다. 그런데 그게 소액주주 입장에서 보면 지분이라고는 지주회사 지분밖에 없는 대주주 한 명이 지주회사의 자회사나 손자회사의 모든 걸 좌우할 수 있는 아주 불공평한(?) 구조입니다. 그래서 과거에 IMF 외환위기 이전에는 지주회사를 만드는 것 자체가 불법이었습니다.

– 어쩌다 대기업들의 지배구조가 지주회사 체제로 바뀌었나요?

외환위기 때 순환출자 구조로 묶여있던 재벌그룹들의 연쇄 부도 가능성이 제기되자 지주회사를 설립할 수 있게 규제를 풀었습니다. 다만 모든 걸 자유롭게 놔두면 손자회사, 증손회사로 계속 번져가면서 대주주 개인이 계열사의 돈으로 모든 회사들을 다 지배할 수 있는 구조가 될 수 있습니다. 때문에 지주회사는 자회사의 지분을 40% 이상(자회사가 상장사이면 20%) 보유해야 하고, 자회사는 손자회사의 지분을 40% 이상 보유해야 하며 손자회사는 그 아래 계열사를 두려면 지분을 100% 보유해야 한다는 규제를 만들었습니다.

그 규제 때문에 지주회사 체계로 바꾼 대기업은 스타트업에 투자하더라도  40% 이상 지분을 보유해서 자회사나 손자회사로 들이든가 아니면 100% 지분을 모두 인수해서 손자회사 아래에 두는 것 둘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합니다.  이게 스타트업에 투자하는 데는 매우 큰 걸림돌로 작용합니다.

– 벤처 캐피털을 자회사로 두고 투자하면 안 되나요?

그것도 안 됩니다. 벤처 캐피털은 금융회사로 분류되는데 지주회사는 계열사로 금융회사를 두지 못하게 한 금산분리 규제도 있기 때문입니다.

– 규제를 풀자는 쪽과 유지하자는 쪽의 논리는 뭔가요?

지주회사를 허용해준 것도 어쩔 수 없이 불가피하게 풀어준 규제인데 거기에 더해서 손자회사 지분 비율 규제도 풀라는 거냐, 스타트업 투자를 그렇게 하고 싶으면 지주회사를 다시 해체하면 되지 않느냐  둘 다 가지려고 하지 마라는 게 규제를 옹호하는 쪽의 의견 입니다.

반면 이미 대주주 1인이 여러 회사를 지배하는 재벌구조는 불가피한 것인데,  굳이 그 생각에 얽매여서 더 중요한 스타트업 투자를 막으면 되느냐는 게 규제를 풀어주자는 쪽의 의견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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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 브리프

급증하는 60대 인구가 불러온 착시

60세 이상 고령층의 가계부채가 급증하고 있다는 소식입니다. 다주택자들이 집을 사느라고 지고 있는 전체 금융부채 중에 60세 이상인 차주가 빌린 돈의 비중은 2013년 19%에서 작년에는 27%로 늘어났습니다. 자영업자 대출 중에서도 60세 이상 자영업자가 빌린 대출은 2012년만해도 전체의 16%였지만 올해는 22%로 늘었습니다.

이런 소식을 들으면 할머니와 할아버지들이 계속 빚을 늘려가고 있어서 큰 걱정이라는 생각이 드실 수 있겠지만, 요즘 노인들이 과거보다 빚을 더 많이 끌어다쓰고 있는 건 아닙니다. 그냥 과거보다  60대 이상 노인들 숫자가 많아져서 생긴 현상 일 뿐입니다. 마치 지하철 승객들 중에 60대 이상 노인들의 비율이 높아졌다고 해서 <요즘 노인들이 과거보다 지하철을 더 자주 이용한다>고 결론내리면 안 되는 것과 같습니다. 단지 노인들 숫자가 많아지다 보니 지하철 승객들 중에도 노인이 많아졌을 뿐입니다.

이 소식이 중요한 이유

2012년만 해도 전체 자영업자 대출에서 60대 이상이 차지한 비율이 16%였는데 지금은 무려 22%에 이릅니다. 이게 단순히 60대 인구가 많아져서 그렇게 된 일일까요. 그렇습니다.

 60대 이상의 노인 인구는 지금 우리의 짐작보다 매우 대단히 빠르게 늘어나고 있습니다.  그걸 우리의 머리 속에 담아두지 않으면 수많은 통계들을 해석할 때 실수나 착각을 하기 쉽습니다.

우리나라의 60대 인구는 2011년만 해도 전체 인구의 19%였고 2013년에도 전체 인구의 20%에 머물렀습니다. 그런데 작년(2018년)에는 전체 인구의 25%가 60대 이상의 노인이었습니다. 올해는 그 비율이 26%로 더 높아졌습니다. 5년 남짓한 기간 동안 60세 이상 인구가 빠르게 늘어난 것입니다. 50년대 후반에 태어난(최근 몇 년 사이에 60대로 속속 편입된) 베이비붐 세대들이 유독 많았기 때문입니다.

앞으로는 60세 이상 노인인구가 더 빨리 늘어날 겁니다. 요즘 우리나라의 사망자 수는 연간 30만명이 채 되지 않습니다만, 매년 새로 60세가 되는 사람들은 100만명 전후입니다. 한 해에 대략 70만명씩 60세 이상 노인인구가 늘어난다는 뜻입니다. 이런 속도라면 지금은 전체 인구의 26%가 60대 이상 노인이지만  10년 후에는 전체 인구의 40%에 가까운 사람들이 60세 이상 노인입니다. 

60세 이상 노인들의 부채규모도 당연히 커지고 그들이 가진 자산 규모도 커집니다. 그들이 마시는 맥주의 양도 늘어날 것이고 사고로 사망하는 60대의 인구도 계속 늘어날 것입니다. 이런 소식들을 접하면서 60대들이 갑자기 부유해졌나? 또는 60대 노인들이 맥주를 갑자기 좋아하게 됐나? 라고 생각하면 안 됩니다. 전문가들조차 그렇게 착각하기에 충분할 만큼 60대 이상 인구가 빠르게 늘어나고 있다는 말씀을 드리려는 겁니다.

<가처분소득 대비> 라는 통계의 문제점

60대 이상 노인들의 가진 문제는 가처분소득 대비 부채가 많다는 겁니다. 그래서 늘 문제로 지적되기도 하고 60대가 가계부채의 뇌관으로 인식되기도 합니다만, 그건  우리나라 노인들의 특성 일 뿐입니다.

우리나라의 노인들은 OECD 다른 국가들의 노인들보다 가처분소득이 매우 낮은데요(그래서 우리나라의 노인 빈곤율이 세계 최고라고 합니다). 그 대신 우리나라 노인들은 다른 나라의 노인들에 비해 부동산 자산이나 금융자산이 더 많습니다. 그런데 그건 소득으로 잡히지 않아서 가처분 소득이 낮게 나타날 뿐입니다. 매월 정기적으로 들어오는 돈은 매우 적지만 필요하면 언제든지 현금화할 수 있는 자산은 꽤 많은(모든 노인들이 다 그런 건 아닙니다만) 상태가 우리나라 노인들의 현재 모습입니다.

이런 노인들이 갖고 있는 부채의 규모를 분석하면서 가처분 소득에 비해 부채가 너무 많다고 하면 그건 현실과는 거리가 먼 걱정입니다. 4억원짜리 아파트와 1억원어치 금융자산을 소유한 노인의 부채가 2억원이고 정기적인 소득은 거의 없다면 이 노인의 ‘가처분 소득 대비 부채 규모’는 매우 높지만 이 노인의 재정상태는 그리 심각한 상황이 아닙니다. 부채에 비해 보유한 자산이 충분하기 때문에 주택 가격이 반토막나는 일이 생기지 않는 한 아무런 문제가 없습니다.

급변하는 인구구조가 내는 소음들

다양한 통계를 접할 때 앞으로 주의해야 할 인구구조의 변화는 60대뿐 아니라 20대 인구에서도 나타납니다. 60대 인구는 앞으로 계속 급증하지만 20대 인구는 2년 후인 2021년부터 빠르게 감소합니다.

다음은 통계청 자료를 근거로 계산한 우리나라의 연도별 20대 인구의 숫자입니다. 2020년까진 20대 숫자가 680만명 전후로 유지되지만, 2021년부턴 급감합니다.

이제 몇 년 후부터는 ‘청년 배낭여행객 급감’, ’20대 청년들 편의점 이용액 갈수록 줄어’, ’20대 맥주소비량 감소…입맛 변했나’ 등의 새로운 트렌드를 전해주는 소식들이 많아질 것입니다. 그 역시 20대의 취향이 바뀐 게 아니라 20대 인구가 급감한 탓입니다.

인구구조의 변화가 통계에 여러 가지 착시를 일으키는 건 과거에도 늘 있던 일이지만 최근 몇 년간, 그리고 앞으로 몇 년간은 그 정도가 매우 커서  인구구조 변화를 무시하고 생각하면 엉뚱한 해석을 내놓게 되기 쉽습니다. 

데일리 체크

베트남 경제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7%가량 성장했습니다. 미∙중 무역전쟁을 피해 중국을 떠나 베트남으로 오는 글로벌 기업이 늘고 있기 때문인데요. 베트남이 올해 유치한 외국인직접투자 금액은 처음으로 200억달러를 넘겼습니다. 구글은 베트남에서 스마트폰 생산공장을 짓고 있으며, 애플은 에어팟을 시범 생산하고 있습니다. 나이키와 언더아머 제품을 수탁생산하는 대만 기업은 베트남 생산 비중을 50%로 최근 늘렸습니다. 덕분에 베트남의 생산·조립 분야 GDP는 1년새 11%가량 늘었습니다.

네덜란드에선 대형은행들이 ATM을 공동 운영하면서 비용을 아끼고 있습니다. 이들은 점포도 예약제로 운영하면서 상주 인력을 대폭 줄이고 있습니다. 유로존이 마이너스 금리를 유지하고 있어서 은행들의 수익성이 급격히 줄었기 때문인데요. 북유럽 은행들은 핀테크 서비스 출시를 생존전략으로 삼았습니다.

골드만삭스가 미∙중 무역전쟁이 이달 초에 고비를 넘겼다고 분석했습니다. 대선을 고려한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 수입품에 추가 관세를 부과하지 않을 거라는 예상인데요. 따라서 내년에도 미국 경제는 성장할 거라고 예측했습니다. 다만 연방준비제도가 추가로 금리를 내리진 않을 거라고 내다봤습니다.

일반 투자자도 특정 건물의 지분을 주식처럼 소액으로 거래할 수 있게 하는 부동산 유동화 증권 거래 플랫폼이 출시됩니다. 리츠와 비슷하지만, 이 거래소에선 특정 건물을 선택해 투자할 수 있다는 차이점이 있습니다. 건물주들은 빌딩을 상장해 현금을 융통하거나 건물 가치를 높일 수 있게 됐습니다.

경제 평론가입니다. MBC ‘이진우의 손에 잡히는 경제’를 진행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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