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멤버 나우’는 국내 최고의 경제 전문가들이 매일 아침 최신 경제 이슈를 설명해드리는 콘텐츠 레터입니다. 리멤버 나우를 보신 후 궁금한 점이 있으시다면, 이 링크에 질문을 남겨보세요! 좋은 질문을 선정해 리멤버 나우 필진이 답해드립니다.

예비타당성조사를 마쳤지만 공사를 시작하지 못한 GTX의 공사가 빨라질 예정입니다. 현 상황이 디플레나 야니냐에 대해 독자분이 질문을 주셨는데요. 답해드립니다. 12월 13일 ‘리멤버 나우’입니다.

채상욱의 부동산 나우

🚄GTX 개통 빨라진다

GTX(수도권광역교통망)는 현 정부가 의욕적으로 추진 중인 사업이지만 난관도 많습니다. GTX가 지나가는 길의 토지 소유권을 가진 민간에게 보상을 해주는 문제도 그 중 하나입니다. 정부는 최근 ‘GTX 특별법‘을 만들어 이 문제를 풀겠다는 뜻을 내비쳤습니다.

– GTX 모두 하기로 한 것 아니었나요? 상황이 어떻죠?

GTX는 2기 신도시(경기 김포, 인천 검단, 화성 동탄, 평택 고덕 등)의 서울시 통근통학을 쉽게 만들어 줄 ‘꿈의 교통수단’으로 불립니다.

A노선(파주 운정~동탄)의 경우 사업자선정이 됐을 뿐 아니라 착공식도 했습니다. B노선(인천 송도~남양주 마석)은 예비타당성조사(예타)를 통과한 상태이고 C 노선(수원~양주 덕정)도 예타를 통과했습니다. 그럼에도 실제 착공은 아직 하지 못한 상태입니다.

– 왜 그렇죠?

노선이 지나는 지상의 부동산 소유주들에 대한 복잡한 보상절차나 신설 역의 요구 등 여러 이유가 있습니다.

GTX가 설치되는 위치는 지하 40미터 이하인데 이렇게 깊은 곳에 설치되는 철도를 ‘대심도 철도’라고 부릅니다. 이렇게 깊은 곳에서 전동차가 지나갈 예정이고 중간마다 환기시설과 역사들이 건설됩니다.

이 경우 정부는 지상층 소유주의 부동산 등기부등본에 ‘구분지상권’을 설정합니다. 지상을 이용할 수 있는 권리를 등본에 기록하는 건데요. 문제는 자기 부동산 등본에 이런 추가 등기를 환영할 민간 소유주는 사실상 거의 없다는 점입니다. 구분지상권이 있는 부동산의 경우에는 거래에도 많은 제약을 받고 훗날 재건축 재개발을 할 때 여러가지 법적 분쟁 소지들도 존재하기 때문이죠.

– GTX가 지하 깊숙이 다녀도 지상 소유주들에게 구분지상권을 등기하고 이를 보상해줘야 일이 진행이 되는 거군요?

그렇습니다. 그래서 그 보상을 협의하는 데 시간이 많이 걸릴 수밖에 없죠. 그래서 정부는 ‘GTX 특별법’으로 불리는 <대심도 교통시설 안전관리등에 관한 특별법>을 제정할 계획입니다. 대심도로 지나는 노선의 구분지상권을 등기하지 않겠다는 게 골자입니다.  지상 소유주에게 보상을 할 필요가 없어진다는 의미 인데요. 그러면 보상지연을 이유로 공사가 막힐 일도 없게됩니다.

– 내가 땅을 사도 40m 이하 지하는 정부 것이라는 얘기네요.

네 맞습니다. 그래서 그럴 가능성은 희박하겠지만 행여나 40미터 아래에서 유전이나 금광이 나온다 하더라도 그건 정부 겁니다(서울 마포구의 황금쌍용아파트의 경우 아파트 지하에 금광이 발견 된 적이 있습니다).

– 결과적으로 GTX 공사가 빨라지겠군요. 누가 이득이죠?

2기 신도시들은 그간 신도시 중 ‘소외 받은 지역’으로 꼽혀 왔습니다. 미분양 아파트도 많았고요. 지역 주민들의 불만도 컸습니다. 특히 현 정부가 ‘3기 신도시’ 계획을 발표하자 1∙2기 신도시 주민들은 강하게 반대해 왔죠. 2기 신도시 주민이 가진 가장 큰 불만이 교통 문제였는데요. GTX가 뚫리면 이 부분이 많이 해소가 될 겁니다.

차제에 GTX가 조속히 착공해서, 수도권 주택공급과 출퇴근 시간 단축에 기여하길 바라봅니다.

채상욱

하나금융투자의 건설/부동산 애널리스트입니다. 과학으로 시장을 바라봅니다.

손0영님, 답해 드립니다

디플레든 아니든, 처방은 같습니다

<우리나라가 디플레이션에 빠진 것인가 아닌가> 이 질문에 대한 답은 전문가들조차도 다릅니다. 그 이유는 디플레이션에 대한 정의를 각자 다르게 하기 때문입니다. 디플레이션을 인플레가 아닌 상황으로 받아들이고 <물가가 오르지 않는 현상> 또는 <물가상승률이 마이너스인 상황>이라고 정의한다면 지금 우리나라는 물가상승률이 마이너스이거나 0%대에 그치고 있으므로 디플레이션이라고 표현해도 무방합니다.

그러나 디플레이션의 정확한 정의는(적어도 리멤버나우가 디플레이션으로 표현하는 경우는) “물가가 장기간 하락해서 물가는 하락하는 것이라는 사람들의 인식을 만들어내고 그로 인해 물가가 실제로 계속 내려가는 현상’입니다. 그리고 여기서 중요한 건 <물가가 장기간 하락했다>는 사실이 아니라 그 장기간에 하락으로 인해 <물가에 대한 사람들의 인식이 달라져서 그 인식의 변화 때문에 물가가 실제로 내려가는 상황>이라는 부분입니다.

사실은 그래서 디플레이션이 무서운 겁니다. 그냥 물가가 몇달간 하락하는 걸 디플레이션이라고 하거나 물가가 장기적으로 계속 내리는 걸 디플레이션이라고 한다면 그건 별로 두려운 현상이 아닙니다. 그냥 그러다가 다시 물가가 오르기도 하고 그러면 아무 일도 아니니까요.

그러나 물가는 오르지 않고 내리기만 하는 것이라는 인식이 사람들의 마음에 자리잡으면 사람들의 그 인식 때문에 물가는 내려가고 그로 인해 필수재가 아닌 소비는 계속 뒤로 미루게 됩니다. 그게 두려운 겁니다.

요즘 한국경제의 상황은 리멤버나우가 판단하는 디플레이션의 정의에 따르면 아직 디플레이션은 아닙니다. 기껏해야 몇달간 마이너스 물가를 기록했을 뿐이고 사람들의 마음속에 형성된 물가상승률(기대인플레이션)은 여전히 2%에 가깝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디플레이션의 ‘전조’도 안보이냐 하면 그렇지는 않습니다. (거시경제적 분석도 그렇습니다) 이러다가 물가가 계속 내려가고 사람들의 마음속에 비관적인 생각이 계속 스며들면 그러다가 디플레이션에 빠져드는 겁니다. 그러니 그걸 조심하자는 제안이나 주장은 나쁘지 않습니다.

그러나 아직 디플레이션이 아닌데도 조심해서 나쁠 게 어디 있느냐는 생각으로 디플레이션이라고 간주하다고 한다면 그건 잘못된 겁니다.  디플레이션이라고 간주하는 순간 사람들의 마음속에 디플레이션의 그림자는 이미 짙게 드리워집니다. 경제는 대부분 심리적 현상이고 디플레 역시 심리현상이라서 용어의 오용으로 인한 심리 악화는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리멤버나우는 디플레이션이 아니라고 설명드린 것입니다.

그리고 현재의 상황이 디플레냐 아니면 아직 디플레에 빠진 것은 아닌 상황이냐는 논쟁은 사실 무의미합니다. 디플레면 어쩔 것이고 디플레가 아니면 대책이 달라질까요. 디플레든 아니든 어차피 처방이나 대책은 같습니다. (화상을 입었으면 화상치료를 해야지 그 화상이 2.5도인지 2.4도인지를 구별하기 위해 토론하는 것은 환자에게 별 의미가 없는 논쟁인 것과 같습니다) 그래서 디플레냐 아니냐를 두고 다투는 것의 의미를 크게 부여하기 어렵습니다.

최근에 물가상승률에 대한 소식을 전해드리면서 디플레이션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드린 것은 ‘지금은 디플레이션에 빠진 상태는 아니지만 먼 훗날 디플레이션이 빠진 후에 과거를 돌이켜보면 현재의 이 지지부진한 물가상승과 불경기가 그 디플레이션의 시작이었다고 회고할 가능성은 있다’는 의미입니다. 해변을 향해서 달려가고 있는 아이를 ‘물에 빠졌다’고 하면 안되지만, 그 아이가 물에 빠질 확률이 아예 없느냐고 묻는다면 그건 아니라고 빠질 가능성도 있다고 설명하는 게 옳겠지요. 그런 상황입니다.

데일리 브리프

교통의 발전이 불러올 양극화

서울과 부산을 40분이면 연결하는 초고속 열차가 나온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요. 그런다고 부산과 서울 사이를 출퇴근하는 일이야 많지 않겠지만 서울과 부산 둘 중에 경쟁력이 떨어지는 업종은 침체될 겁니다.

예를 들면 서울의 큰 병원에 부산 환자들이 더 몰린다든가, 아니면 서울 사람들이 부산으로 생선회를 먹으러 간다든가.  교통의 발달은 소비자들에게는 선택의 기회를 넓혀주고 사업가들은 좀 더 치열한 경쟁을 치르게 만듭니다. 

양극화도 더 심해집니다. 서울의 병원과 부산의 횟집은 과거보다 돈을 더 많이 벌고 부산의 병원과 서울의 횟집은 소득이 줄어듭니다. 그러고 보면 소비자들이 편리해지고 선택의 폭이 넓어질 수록 양극화는 심해집니다. 서울의 유명한 학원강사는 이제 전국의 수험생을 상대로 유료강의를 할 수 있게 됐고 그 때문에 수백억원을 버는 학원강사도 생기고 반대로 덜 유명한 학원강사는 생계를 위협받게 됩니다. 소비자들은 둘 중 더 잘가르치는 강의를 듣게 되니 좋은 일입니다. 우리가 비판하거나 경계하는 양극화는 사실 소비자들이 과거보다 더 좋은 환경에서 소비를 하게 되는 바람에 생기는 일입니다. 그래서 양극화는 극복되기 어렵습니다.  소비자들이 과거로 돌아가서 더 불편하거나 힘들어져야 되기 때문입니다. 

미국은 내년에 금리를 내릴까?

미국이 기준금리를 동결하는 결정을 내렸습니다. 그 결정 자체는 예상됐던 만큼 놀라운 소식은 아닙니다. 문제는 내년에 미국이 금리를 더 내릴 건지 아니면 올릴 건지가 관심거리인데요. 왜냐하면 미국의 금리 향방이 내년 이후 우리나라의 금리 방향에도 중요한 영향을 미치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연준의 코멘트에 대한 시장의 반응은 각양각색입니다. 올릴 것이라는 뉘앙스로 받아들인 전문가도 있고 내리는 쪽으로 해석한 전문가도 있습니다.

아직은 미국의 금리 방향을 예측하기는 어렵습니다. 과거로 돌아가서 1년 전을 회고해보면 1년전 미국의 연준 위원들 중에는 올해 미국이 금리를 내릴 것이라고 예상한 위원이 하나도 없었습니다. 미국은 그러나 올해 금리를 3차례 내렸습니다.

데일리 체크

아프리카 돼지열병 탓에 돼지고기가 부족해진 중국이 미국산 소고기를 싹쓸이하고 있습니다. 중국의 8월 소고기 수입량은 1년 전보다 32.4% 늘어났는데요. 여파는 우리나라에도 미쳐 미국산 갈빗살 소매가격은 작년보다 37.6%, 호주산 갈빗살은 5.2% 올랐습니다.

결혼한 지 5년이 안 된 초혼 부부 10쌍 중 4쌍은 자녀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또 소득이 많을수록 출산율은 낮았습니다. 자녀가 있는 비중은 맞벌이 부부(54.3%)보단 외벌이 부부(65.7%)가 높았습니다. 또 집을 가진 부부(64.5%)가 집이 없는 부부(56.0%)보다 출산 비중이 높았습니다.

작년에 9만대가량 팔렸던 식기세척기가 올해는 20만대 정도 팔릴 것으로 보입니다. 삼성과 LG가 밥그릇 같은 한국식 식기가 잘 세척되도록 설계한 신제품을 내놓으면서 판매량이 늘어났다는 매일경제의 분석입니다. 내년에도 30만대가량으로 판매량이 또 늘어날 것으로 업계는 추산하고 있습니다.

프랑스 정부가 연금개혁을 시도하고 있습니다. 프랑스에선 25년간 받았던 연봉 중에 가장 높은 연봉을 기준으로 삼아서 연금 수령액을 계산해왔는데요. 프랑스 정부는 근로자가 납입한 만큼 연금을 지급하는 방식을 도입하려 하고 있습니다. 평균적으로 퇴직 전 소득의 75%를 연금으로 받았던 프랑스인들은 총파업에 나섰습니다. 프랑스 전역의 철도교통과 파리의 대중교통이 마비됐으며 교사, 소방관, 경찰, 간호사 등도 시위에 나섰습니다. 연금을 미리 쌓아놓지 않고 그때그때 걷어서 지급해도 된다는 주장의 근거로 제시되던 사례들이 하나씩 무너지는 중입니다.

이진우

경제 평론가입니다. MBC ‘이진우의 손에 잡히는 경제’를 진행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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