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25.월] 왜 소득 통계만 나오면 싸울까

‘리멤버 나우’는 국내 최고의 경제 전문가들이 매일 아침 최신 경제 이슈를 설명해드리는 콘텐츠 레터입니다.

소득 격차가 4년 만에 줄었습니다. 양극화를 줄였으니 잘했다는 쪽과 경기는 나쁜데 세금으로 해결했다는 비판이 충돌합니다. 연금계좌를 수익률이 좋은 회사로 이동시키는 게 간편해졌습니다. 11월 25일 ‘리멤버 나우’입니다.

이진우의 익스플레인 나우

왜 소득 통계만 나오면 싸울까

지난 3분기에 우리나라 근로자 가구가 벌어들인 소득에 대한 분석이 통계로 발표됐습니다. 몇 가지 특징들이 있는데요. 요약하면  정부가 저소득층에 주는 지원금 덕에 소득격차가 줄었고(당연히 세금부담은 늘어났고) 자영업자들의 소득이 많이 줄었습니다. 

정부 돈으로 소득 늘어난 저소득층

소득하위 10%만 따로 놓고 보면 그들이 일을 해서 번 소득보다 정부에서 지급한 각종 연금과 수당이 3배나 많습니다. 이런 통계를 해석하는 방향은 두 가지입니다. 양극화가 줄었으니 긍정적이란 해석과, 저소득층의 주머니로 들어오는 돈은 대부분 정부가 주는 수당이나 연금인데 그걸로 하위 20%의 소득이 늘었다고 홍보하지 말라는 정치적인 비판이 담긴 해석입니다.

후자는 최저임금 인상 등 노동친화적 정책의 부작용으로 저소득층 일자리나 소득이 오히려 줄어들었다는 지적도 포함된 주장입니다.

저소득층은 상당수가 60세 이상

그 주장에 일리가 없는 것은 아니지만 소득 하위 20%에 포함된 가구주는 전체의 64%가 60세 이상 고령이라는 점에서 논란이 생깁니다. 어차피 이들은 일을 손에서 놓을 나이라서 이들이 직접 일을 해서 번 돈이 얼마 안 된다는 게 과연 정책 결핍의 결과냐는 반론이 있을 수 있습니다. 복지제도가 잘 갖춰진 선진국 같으면 아무도 일을 안 하고 오직 정부가 주는 연금수입으로 살아갈 가구들입니다.

이를 둘러싼 해석들은 대부분 정치적인 공방입니다. 우리나라는 고령화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어서 불가피하게 정부의 재정이 이들의 소득보전에 투입될 수밖에 없는 구조입니다. 그래서  정책의 결과로 소득격차가 줄었다는 정부의 홍보도 ‘그렇게 재정을 투입해서 줄이는 소득격차라면 누가 못 줄이겠느나’는 비판과 마주하게 되고 저소득층의 소득 대부분이 정부의 지원금이라는 반론도 ‘그럼 정부가 그런 지원금을 주지 말아야 한다는 뜻이냐’는 반론에 별로 할 말이 없어집니다. 

자영업 소득은 감소

가계의 사업소득이 크게 줄어든 것은 자영업 경기가 많이 나빠지고 있다는 신호로 해석됩니다. 소득상위권 자영업자들의 사업소득은 감소했고, 반대로 소득하위원 자영업자들의 사업소득은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만, 소득하위권 자영업자들의 사업소득이 늘어난 것은 사업소득 자체가 늘어서가 아니라 그 계층(소득하위권)으로 편입되는 자영업자들이 늘어난 결과로 볼 수도 있어서 다소 우울한 결과입니다.

자영업자의 사업소득이 왜 줄었는지에 대해서는 경기 악화와 최저임금 상승 등에 따른 원가부담 증가를 주로 꼽지만, 온라인쇼핑의 증가와 간편식 시장의 확대로 인해 자영업자들이 운영하는 동네 가게에서 사던 (또는 사먹던) 걸 법인사업체가 판매하는 상품을 구매하는 쪽으로 트렌드가 빠르게 바뀌는 것도 영향을 준 것으로 보입니다.

양극화 완화가 경제에 미칠 영향

아무튼 결과적으로는 소득 상위계층이 쓸 수 있는 가처분소득은 정부가 거둬간 각종 세금과 보험료 등의 영향으로 과거보다 줄었고 특히 주로 고소득층에 분포되어 있는 50대 가구주들의 가처분소득이 줄었습니다. 그 대신 다른 계층, 특히 저소득층의 가처분소득은 늘어났는데 이런 변화가 전체 경기에 어떤 영향을 미치게 될지가 앞으로의 중요한 관전포인트입니다. 고소득층에 대한 과세가 늘어나면서 이들이 지갑을 닫는 정도가 얼마나 커질지, 저소득층의 소득 증가가 경기회복에 얼마나 영향을 줄지는 소득의 증감 그 자체보다는  심리의 영향(미래의 소득에 대한 기대감과 전망)을 더 많이 받습니다. 

리멤버 나우를 보고도 궁금함이 남으셨다면?

어려운 경제. 쉽게 풀어드리고 있지만 그래도 궁금한 점이 있으실 겁니다. 오늘의 리멤버 나우를 보고 이해가 안 되거나 궁금한 점이 있으시면 남겨주세요. 좋은 질문을 선정해 리멤버 나우 필진이 아래 글처럼 답해 드립니다. 이 링크를 눌러서 궁금증을 해소해보세요!

데일리 브리프

연금 계좌, 수익률 높은 회사로 이동 쉬워진다

휴대폰 번호이동을 해보신분은 그 절차가 별로 어렵지 않다는 걸 아실겁니다. 그냥 새로 가입할 이통사의 대리점에 가서 번호를 여기로 옮기겠다고만 하면 됩니다. 연말정산에서 세액공제를 받을 수 있는(그래서 많이들 가입하는) 연금저축, 연금보험, 연금펀드, IRP도 수익률이나 서비스가 맘에 안들 경우는 다른 금융회사로 옮겨갈 수 있습니다. 이 과정이 좀 더 간편해진다는 소식입니다.

대체로 연금oo 또는 oo연금이라는 이름이 붙은 금융상품은 당장 내가 찾아쓰거나 할 돈이 아니다보니 현재의 수익률에 별 관심이 없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나 가만히 계산해보면 10년 이상 직장생활을 하신 분들은 퇴직연금이나 연말정산을 위해 가입한 이런 저런 연금상품에 들어있는 돈이 약 2년치 연봉 이상인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연봉협상에서 연봉을 몇% 더 올리려는 노력보다 이런 금융상품이 어떻게 운용되고 있는지 살펴보는 게 노력의 가성비를 더 높일 수 있을지도 모릅니다. 

한국인들이 투자하고 싶어하는 분야는?

김환기 화백의 우주라는 그림이 한국 미술 역사상 처음으로 100억원을 넘는 가격에 낙찰됐습니다. 그림값이 100억원이 넘는다는 놀라움보다는 이미 1000억원이 넘는 그림들이 즐비한 미술시장에서 한국 화가의 그림은 왜 이제서야 100억원을 넘기고 있는가 하는 의문이 좀 더 적절해보입니다. 그 질문에 대한 가장 적절한 답은  한국의 소비자들이 미술품 구매에 상대적으로 별 관심이 없기 때문 이겠습니다. 그러니 관련 산업이 발달하지 않고 해외에서도 한국 그림에 별 관심을 기울이지 않습니다. 미국 그림은 미국인이 주로 사고 중국 그림은 중국인들이 주로 사는데 한국 그림은 한국인들이 잘 사지 않으니 관심을 갖는 외국인들도 되팔 때 가격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으니까요.

반면 우리나라의 벤츠 S클래스 판매량은 세계 3위입니다. 우리나라의 인구를 감안하면 더 놀라운 기록입니다. 그림을 사는 건 고상한 소비행위이고 자동차를 사는 건 그렇지 않은 것은 아닙니다. 각자 선호하는 소비품목은 다를 수 있으니까요. 사람들이 여윳돈이 생기면 어디에 소비를 하는가는 나라마다 문화권마다 모두 다릅니다.

여유자금이 생기면 주식에 주로 투자하는 게 일반적인 나라도 있고 예금을 하거나 부동산을 주로 사들이는 나라도 있고 금이나 보석 등 장신구를 사는 나라도 있습니다. 가구 등 고급 내구재가 잘 팔리는 나라도 있고요. 그 선택은 다양한 경험의 결과이거나 세금제도 등의 차이에 기인한 결과일수도 있습니다. 참고로 우리나라는 여유자금이 생기면 부동산 매입을 선호합니다. 그런 선호의 방향은 그 나라의 자산가격에 적지않은 영향을 줍니다.

삼엄한 대출 규제 회피한 ‘천재 부부’

신혼부부가 집은 사고 싶은데 대출을 잘 안 해주니(집값의 40%가 한계입니다) 신랑은 전세를 끼고 집을 한 채 사고 신부가 그 집으로 전세대출을 받아 들어가는(전세대출은 전세금의 80%까지 해줍니다) 기발한 방식의 내집마련이 화제입니다. 물론 두 부부는 혼인신고를 하지 않아서 전세대출을 해주는 은행은 그 사실을 모릅니다. 이런 일은 집을 사려는 수요자의 대출은 막고 전세로 들어가려는 수요자의 대출은 적극적으로 해주는 정책의 모순(?)이 동일한 주택에서 충돌하는 현상입니다. 이런 방법 말고도 두 사람이 서로 구매하고 싶은 집을 대출을 끼고 구매한 후 모자라는 잔금은 서로가 상대의 집에 전세로 들어가면서 전세대출을 받아 해결하고 실제 거주는 각자 구매한 집에서 하는 방식도 가능합니다. 역시  대출규제가 낳은 기현상 입니다.

혼인신고를 하지 않는 게 오히려 유리한 것도 정책이 낳은 구멍입니다. 결혼한 지 7년 이내를 신혼으로 규정하고 그들에게 주택 제공의 혜택을 집중하니, 집을 살 자금이 마련된 후에 혼인신고를 하는게 늘 유리합니다. 신혼부부들에게 제공하는 정책성 주택은 대부분 <임대주택>이니 자산증식과는 무관합니다. 가난한 부부는 그마저도 아쉽고 필요하니 심지어는 결혼 전에 혼인신고를 해서 월세를 줄이려고 하고, 부유한 부부는 혼인신고를 미루고 1가구 1주택 혜택을 누리면서 자산을 키워갑니다. 이걸 어떻게 해야 될까요.

데일리 체크

요즘 뜨는 금융상품 중에 <리츠>가 있습니다. 빌딩같은 건물을 주식시장에 상장한 것이라고 보면 되는데 그 건물의 가치 판단은 상당히 어렵지만 그 건물에서 나오는 월세로 일단 배당수익을 꽤 많이 준다는 이유로 투자금이 몰리고 있습니다.

케이뱅크라는 인터넷은행은 그동안 자본금 부족으로 대출영업을 못했습니다. 그 문제가 해결되는 조짐입니다. 케이뱅크의 최대주주인 KT가 유상증자에 참여할 수 있게 법이 바뀌었기 때문입니다. (은행의 대주주는 공정거래법 위반 이력이 없어야 한다는 법이 있었는데 KT가 공정거래법 위반으로 조사를 받고 있기 때문에 은행 대주주가 되기 위한 증자에 참여를 못하는 상황이었습니다. 그런데 그 법을 없애는 쪽으로 국회가 움직이고 있습니다)

플라이강원이라는 저가항공사(LCC)가 영업을 시작하면서 우리나라의 저가항공사는 7개로 늘었습니다. 소비자들은 경쟁이 치열해지니 좋지만 과연 이익을 낼 수 있을까(이익이 나지 않으면 비용을 아끼느라 안전점검을 소홀히할 수 있으니 걱정입니다)에 대한 의문은 남아있습니다. 여행업계와 항공업계는 최근의 일본 여행수요 급감과 한∙중관계 냉각은 일시적인 것이라는 기대를 갖고 있습니다.

경제 평론가입니다. MBC ‘이진우의 손에 잡히는 경제’를 진행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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