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18.월] 집주인에게 유리해진 금리 흐름

‘리멤버 나우’는 국내 최고의 경제 전문가들이 매일 아침 최신 경제 이슈를 설명해드리는 콘텐츠 레터입니다.

주택담보대출의 고정금리가 변동금리보다 낮은 상황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변동대출 금리가 앞으로 더 낮아질 거라고 시장이 예측하고 있다는 뜻인데요. 낮아진 이자 부담은 부동산 시장을 매도자 우위 시장으로 만듭니다. OTT 경쟁이 거세져 콘텐츠 기업의 몸값이 뛰고 있습니다. 11월 18일 ‘리멤버 나우’입니다.

이진우의 익스플레인 나우

집주인에게 유리해진 금리 흐름

요즘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어느 수준인가를 가끔 살펴보는 건 부동산 시장의 흐름을 짐작 또는 전망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낮거나 계속 낮아지는 흐름이면 이자 부담에 따른 매물은 나오기 어려울 테고 그 반대라면 역시 반대의 현상이 나타날 테니까요. 

– 고정금리와 변동금리 중 어느 걸 살펴야 하나요?

그런 점에서 보자면 우리가 늘 살펴야 할 것은 ‘고정금리대출의 금리’가 아니라  ‘변동금리 대출의 금리’ 입니다(결국 코픽스가 중요하다는 말입니다). 고정금리대출은 새로 대출을 받을 사람들에게 적용되는 것이므로 그게 오르거나 내리는 건 기존 주택 보유자들과는 무관한 일입니다. 고정금리 대출의 금리가 오르면 새로 대출을 받는 사람들도 변동금리를 선택하면 그만이니 고정금리 대출의 금리는 사실 부동산 시장에 별 영향을 주지 못합니다. 중요한 건 기존 변동금리 대출에 적용되는 금리입니다.

– 요즘 금리는 어떤 추세인가요?

그런 관점에서 요즘은 주택대출을 보유하고 있는 사람들에게 유리한 국면입니다. 주택담보대출금리가 계속 조금씩 내려가는 국면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변동금리의 변동 기준이 되는 코픽스(은행들의 자금조달원가=예금금리와 거의 비슷한 개념입니다)가 올해 초에는 약 2.0% 수준이었는데 요즘은 1.5% 정도로 내려가 있습니다. 기준금리 하락을 아직 시중은행 예금금리가 모두 반영하지는 않은 상태여서 약간 더 내려갈 가능성도 있습니다.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내리면 예금금리도 거의 함께 비슷한 폭으로 따라 내리는 게 관행이었는데 은행들이 고객이탈 등을 걱정하면서 아직 그만큼은 내리지 않고 있습니다)

과거에는 고정금리 대출의 금리가 변동금리 대출의 금리보다 더 높았지만 요즘은 오히려 낮아진 역전현상이 계속 이어지고 있습니다. 그 말은 앞으로도 변동금리 대출의 금리는 더 낮아질 가능성이 크다고 시장은 예측하고 있다는 뜻입니다.

예를 들어 어떤 집을 월세로 빌려줄 때 집주인이 세입자에게 1)앞으로 10년간 매월 50만원만 받음. 2)매월 60만원을 받되 1년 후에는 시중 월세를 반영해서 다시 정함. 둘 중에 하나를 선택하라고 한다면  이 집주인은 앞으로 월세가 계속 내려갈 거라고 생각하고 있는 겁니다. (앞으로 월세 시세가 50만원보다 올라갈 거라고 생각하면, 집주인은 1번 선택지를 제시할 리가 없습니다.)

요즘 은행 이자율도 마찬가집니다. 5년 동안 변함없이 A%(고정금리)를 내든가 일단 3개월은 B%를 내되 그 후에는 시중금리를 반영해서 다시 정하든가(변동금리) 둘 중 하나를 고객에게 선택하라고 하고 있는데 A값이 B값보다 더 낮습니다. 은행에서도 앞으로 금리가 더 내려갈 걸로 보고 있는 겁니다.

그러니 지금 대출을 받는 소비자는 고정금리를 선택하는게 좋은지, 아니면 변동금리를 선택하는 게 좋은지는 아무도 모릅니다. 이미 은행이 제시하는 금리에 시장의 그런 고민이 모두 반영된 결과가 들어있기 때문입니다. (예시로 들어드린 매월 50만원 월세와, 60만원 월세 후 매년 재계약 중에 뭐가 세입자에게 더 좋은지는 아무도 모르는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 부동산 시장에는 어떤 영향을 미치고 있나요?

요즘 인기 지역에 아파트 매물을 찾기 어렵고 그래서 가격이 조정을 받지 못하고 계속 오른다는 소식은 이런 금리 흐름과도 인과관계가 있습니다. 주택 소유자들이 매물을 내놓는 건 다양한 이유가 있지만 그 중에 적어도 대출이자 부담은 과거보다 적다는 의미입니다.(물론 시간이 흐를수록 이자 말고 원금까지 갚아야 하는 상황이 되는 대출자들이 많아지므로 실제 부담은 꼭 이자율의 변동 상황과는 다를 수도 있겠습니다)

내년부터 바뀌는 양도세 정책도 수급에 영향을 주게 될 것으로 보입니다. 1주택자들 중에 본인은 전세나 월세에 살면서 다른 곳에 주택을 투자용으로 보유하고 있던 사람들에게 영향을 주는 정책인데요. 올해 말까지는 그런 주택을 팔더라도 1주택자 혜택을 받아 양도세를 꽤 절감할 수 있었는데 내년 이후에는 그 집에 2년 이상 거주해야만 1주택자로 간주하고 양도세 혜택(양도차익의 최대 80% 감면)을 줍니다.

1주택자라도 거주용 주택이 아닌 투자용 주택이라면 거주용 주택으로 보유하던 경우와는 다르게 과세해야 한다는, 꽤 일리있는 정책입니다. 1주택자가 주택을 사고 팔아서 버는 돈에는 세금을 거의 안 물리는 이유는 양도세가 무거우면 집을 팔아서 비슷한 주택으로 이동하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비거주 1주택자는 그걸 팔아서 다른 거주주택을 사야 하는 상황이 어차피 아니므로 양도세를 보다 적극적으로 부과해도 된다는 뜻입니다.

– 세금이 부담스러운 집주인들이 집을 많이 내놓았겠네요?

그런 정책변화로 인한 매물이 올해 연말까지 꽤 나올 걸로 기대했는데 현실은 그렇지 않았습니다. 그렇다면 내년 이후에는 거주하지 않은 투자용 주택 매물이 줄어들고(2년을 거주하고 난 후에 팔려고 할 테니) 그런 투자용 주택을 쉽게 팔아버리고 다른 주택으로 갈아타려는 수요도 줄어들 것으로 보입니다.(그런 갈아타기 자체가 어려워지니)

정리하자면
요즘 금리가 계속 내려가는 추세라 대출받아 집을 구입한 기존 보유자들은 부담이 계속 줄어들고 있고 그게 매물 부족으로 이어지는 중입니다. 내년에는 양도세 정책의 변화로 공급과 수요가 모두 더 줄어드는 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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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 브리프

넷플릭스∙디즈니∙애플 경쟁에 콘텐츠 몸값 뛴다

이미지 출처: 디즈니+ 홈페이지

최근에 우리나라에서 가파르게 오르고 있는 것 중에 하나는 드라마 제작비입니다. 드라마 제작비에 ‘보통 얼마’라는 건 정하기 어렵지만 예전에는 20회 기준 수십억원대인 드라마가 많았습니다. 몇 년 전부터는 그 액수가 100억원이 넘는 드라마가 많아졌습니다. 아스달연대기라는 드라마는 제작비가 500억원이 넘는 걸로 알려졌습니다. 왜 이렇게 드라마 제작비가 뛰고 있느냐는 질문에 대한 가장 유력한 답은 ‘넷플릭스 때문’ 입니다. 넷플릭스가 드라마제작사에 제작비 지원을 하고 만들어진 드라마를 사가기 시작하면서 드라마 제작사들의 제작비 예산이 넉넉해졌습니다. 그리고 한 번 넉넉해진 제작비 예산은 더욱 스케일이 큰 드라마를 만들어 내고 그런 드라마에 익숙해진 시청자들을 만족시키려면 이제 과거의 저렴한 제작비로는 어림도 없는 상황이 됐습니다. 그러다보니 비싼 돈 들여 찍은 드라마를 프라임타임에 편성하는 변화도 생기고 있습니다.

넷플릭스 한 회사가 만들어낸 변화가 이런 상황인데 이제 그 시장에 디즈니까지 뛰어들고 애플도 곧 뛰어들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당연히 비싼 가격을 부르면서 드라마를 사갈 것이고 드라마 제작비는 더 뛸 겁니다. 콘텐츠 회사들은 당장은 몸값이 뛰니 좋지만, 그게 이익이 된다기보다는  드라마 제작비를 더 투입해서 더 좋은 작품을 만들어야 하는 상황에 마주하게 됩니다.  그 과정에서 시청자들의 눈높이는 더 올라가고 다음 작품의 제작비는 더 올라가야 하는 악순환입니다. 넷플릭스, 디즈니, 애플 등 글로벌 OTT의 경쟁이 끝나고 어느 한 업체가 시장을 장악하게 되면 드라마 구매비용은 독점 효과로 다시 내려가기 시작할 텐데 이미 눈높이가 높아진 시청자들을 유혹하려면 콘텐츠 제작사들은 고생을 하게 될 겁니다. 물론 아주 먼 훗날의 일이고 당장은 콘텐츠 제작사들의 몸값은 오르겠죠. 재미있는 구도입니다.

데일리 체크

초저출산과 고령화, 그리고 만혼·비혼주의 확산으로 인한 인구구조 변화가 소비 트렌드에도 큰 영향을 미쳤습니다. 과거 가구 소비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던 식료품 지출은 절반 가까이 줄었고, 교육비 비중도 감소세로 전환했습니다. 반면 고령화로 인해 의료비 지출 비중은 늘었습니다.

저출산으로 골머리를 앓고 있는 우리나라와는 달리 독일은 저출산을 극복하고 있는 추세입니다. 1990년대 중반 독일의 합계출산율은 1.3명까지 떨어졌지만, 그 이후로 꾸준히 올라 작년 기준 1.57명까지 회복했습니다. 출산 여성의 경력이 단절될 위험을 줄이고, 출산수당과 자녀수당 등으로 양육비 부담을 줄인 게 주효했습니다.

인도 경제가 좋지 않습니다. 올해 2분기 인도의 GDP 성장률은 1년 전보다 5.0% 성장했는데요. 최근 6년 사이 가장 낮은 수치입니다. 소비 둔화 추세도 뚜렷해 인도의 4~9월 자동차 판매량은 1년 동안 23%나 감소했습니다. 인도의 주된 식재료인 양파 가격도 올해 초에 비해 5배나 오르면서 민심도 악화하고 있습니다.

경제 평론가입니다. MBC ‘이진우의 손에 잡히는 경제’를 진행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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