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4.월] 계속되는 저물가, 뭐가 문제일까

리멤버 나우’는 국내 최고의 경제 전문가들이 매일 아침 최신 경제 이슈를 설명해드리는 콘텐츠 레터입니다. (리멤버 나우의 저작권은 리멤버에 있습니다. 무단 전재와 배포를 금합니다.)

물가상승률이 올 들어 0%대에 머물고 있습니다. 하반기엔 물가가 좀 더 오를 거라는 관측이 있었지만, 이 현상은 하반기에도 이어지고 있는데요. 물가가 안 오르는 이유는 뭔지, 계속해서 안 오르면 어떤 일이 벌어지는지 설명드립니다. 11월 4일 ‘리멤버 나우’입니다.

이진우의 익스플레인 나우

계속되는 저물가, 뭐가 문제일까

소비자물가가 10월에도 1년 전에 비해 0% 상승했습니다. 0% 상승이라는 표현이 좀 우습죠? 예, 물가가 제자리걸음을 했다는 의미입니다.

– 이 소식이 왜 중요한가요?

물가는 많이 올라도 걱정이지만 요즘처럼 잘 안 올라도 걱정입니다. 몸이 아프면 활력이 떨어지듯이 물가가 안 오르는 건 우리나라 경제가 아프고 활력이 떨어져있다는 증거일 수 있어서 걱정입니다. 물가 하락 자체가 고민이 아니라  그 원인인 경제의 침체가 걱정스럽다는 겁니다. 

사실 이 이슈는 치밀한 분석과 신중한 접근이 필요한 주제입니다. 물가가 하락하는 게 일시적인 문제인지 근본적인 문제인지에 대한 진단도 필요하고, 혹시 근본적인 문제라도 요란스럽게 큰일났다고 소리치는 것 자체가 상황을 더 악화시키기도 합니다. 그러나 경제정책 실패→경제 침체→물가 하락이라는 흐름이 정부를 정치적으로 압박하고 공격하는 좋은 포인트가 되기 때문에 물가 지표가 발표될 때마다 그 해석을 두고 공방이 벌어집니다.

– 왜 물가가 안오르는 걸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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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 브리프

기업이 힘들면, 지자체도 힘들다

삼성전자 본사는 수원에 있고 SK하이닉스 본사는 이천에 있습니다. 삼성전자나 하이닉스가 돈을 많이 벌면 수원시와 이천시도 좋습니다. 두 회사가 내는 법인세의 10%를 지방소득세라는 명목으로 두 지자체가 받아가서 마음대로 쓸 수 있기 때문입니다. (물론 본사 소재지 지자체가 다 가져가진 않습니다. 본사가 아닌 공장이나 사업장에도 고용인원 등에 비례해서 받아가긴 합니다)

반도체 경기가 좋으면 그 수입이 크게 늘었다가 올해처럼 나빠지면 그 수입이 줄어듭니다. 그런데 그 부침이 두 지자체 수입에 미치는 영향이 매우 큽니다. 이천은 하이닉스 덕에 올해 걷힌 (작년에 번 돈에 따른 지방소득세) 세금이 3200억원이었지만 내년에는 500억원에 그칠걸로 보고 있습니다. 삼성전자와 연결된 수원시도 1000억원가량 세수 감소가 예상됩니다.

이렇게 갑자기 세수가 줄어들면 중앙정부가 약간의 교부금을 내려보내주긴 하지만 그걸로는 모자랍니다.

 지방자치단체는 이렇게 그 지역 기업들의 부침에 영향을 많이 받습니다.  아파트가 대거 분양돼서 입주하면 내게 되는 취등록세 수입도 그 지역 지자체의 큰 수입원입니다. 새로 분양되는 아파트가 많으면 지자체 수입이 크게 늘어납니다. (과거에 인천시가 송도 신도시 분양 등으로 생긴 돈으로 아시안게임을 열겠다고 했다가 나중에 경기 침체로 돈이 부족해서 중앙정부에 지원해달라고 하는 해프닝도 있었습니다)

이런 구조는 어떤 지자체에 돈이 많아 그 지역 고유의 여러 가지 복지정책을 할 수 있는 게 과연  그 지자체가 뭘 잘해서 그런 것인가 아니면 그냥 운이 좋아 그런 것인가를 생각하게 만듭니다.  예를 들어 하이닉스가 돈을 더 잘 벌면 이천시민들은 각종 수당이나 복지정책의 수혜를 받을 수 있습니다. 판교 테크노밸리에 기업들이 더 몰려들면 성남시는 재정이 넉넉해집니다. 삼성전자 덕분에 수원시만 더 좋아지기도 합니다. 그게 공평한 거냐고 강릉시나 대구시가 질문하면 어떤 답을 줘야 할까요. 우리나라 지방자치제도의 고민거립니다.

혁신과 반칙 사이

온라인으로 환전을 신청하면 저렴한 수수료로 돈을 바꿔주고 공항에서 외국 돈을 직접 전달해주는 웨이즈라는 서비스가 사업을 접기로 했습니다.

온라인으로 환전을 해주는 사업 자체는 문제가 없는데 공항에서 손님들에게 돈을 전달하는 그 행위가 공항에서 영업을 하려면 공항공사에 허락을 받아야 한다는 규정에 가로막힌 겁니다. 공항공사에서는 그레잇의 그런 행위가 점포 없이 돌아다니며 환전해주는 떠돌이 환전상과 뭐가 다르냐는 주장을 펴고 있고 그레잇 측은 이미 환전은 온라인으로 끝낸 것이고 최종적인 전달만 공항에서 할 뿐이라고 반박했습니다. 그러나 공항공사 측은 이걸 허용하면 공항에서 점포 없이 도시락도 팔고 다양한 상행위가 무질서하게 생길 것이라며 단속을 하겠다는 입장입니다.

그렇다고 공항에 점포를 열고 환전을 해주자니 점포 임대료 등을 감안하면 낮은 수수료 환전이 어렵게 됩니다.

지킬 거 다 지키고 어떻게 혁신을 하느냐는 주장과 규칙을 안 지키고 하는 게 무슨 혁신이냐는 반론, 그 사이에  이 사업이 과연 이 규칙을 어긴게 맞느냐는 모호한 논쟁이 요즘 다양한 곳에서 번지고 있습니다.  

운 안 따르는 미ㆍ중 무역협상

칠레 때문에 세계 경기가 다시 불안해질 수도 있겠습니다. 칠레에서는 요즘 지하철 요금 인상으로 불거진 시위로 매우 혼란스러운 상황이 계속되고 있는데요. 그 바람에 이달 중순으로 예정된 APEC 정상회의가 취소됐습니다.

문제느 미국과 중국 정상이 APEC 정상회담에서 만나 1단계 협상안에 서명하기로 한 일정도 함께 취소됐다는 겁니다. 미국과 중국의 협상과 관련한 불확실성이 다시 생긴 겁니다. 두 나라가 잘 합의할 거라는 게 지금의 컨센서스라서 불안감은 더 큽니다.  자칫 문제가 생기면 주식시장이 또 흔들릴 수 있습니다. 

중국에서 흘러나오는 뉴스들도 중국 관계자들이 트럼프 대통령의 충동적인 성격에 불만을 표시하고 있다는 등 그다지 좋지 않은 소식들이 더 많습니다.

데일리 체크

현대오일뱅크가 SK네트웍스가 운영하던 직영 주유소 310여 곳을 인수하기로 하면서 국내 주유소 업계의 순위가 뒤바뀔 전망입니다. 그동안 현대오일뱅크는 SK에너지와 GS칼텍스에 주유소 점유율이 뒤쳐졌습니다. 현대오일뱅크는 코람코자산신탁과 함께 주유소들을 인수하는데, 코람코 측은 이 주유소들에 투자하는 리츠(부동산 투자 펀드)를 상장하겠다는 계획을 갖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IT 인재 품귀현상이 금융권으로 번졌습니다. 기성 은행과 핀테크 업체들의 경쟁이 거세졌기 때문입니다. KB국민은행은 올해 전문가 상시채용을 진행했는데 이 중 IT 분야가 13개, 데이터ㆍ인공지능(AI)ㆍ클라우드ㆍ블록체인 등 신기술 분야가 8개, 디지털 분야가 9개로 총 30개에 달했습니다. 투자은행ㆍ기업금융(6개), 자산관리(5개) 등 다른 분야보다 훨씬 많은 규모입니다. 신한은행도 AI 엔진 기반 서비스 개발 등을 맡을 전문가 채용에 나섰습니다. 하나금융그룹은 전 임직원을 대상으로 연내 기초 코딩 교육을 실시할 방침입니다.

구글이 스마트워치업계 3위 업체인 ‘핏빗’을 21억달러(약 2조4507억원)에 인수합니다. 구글은 ‘픽셀’ 브랜드 아래 스마트폰과 노트북, 태블릿을 비롯해 스마트 스피커 ‘구글 홈’을 생산해 왔지만 아직까지 스마트워치 시장에는 진입하지 않았습니다. 올해 2분기 기준으로 이 시장은 애플이 절반가량, 삼성이 15%가량을 점유하고 있습니다. 한편 핏빗 주가는 지난달 28일 알파벳이 핏빗에 인수 제안을 했다는 보도가 나온 뒤 40% 이상 상승했습니다.

경제 평론가입니다. MBC ‘이진우의 손에 잡히는 경제’를 진행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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