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21.월] 장단기 금리역전에 쫄지 말라고?

‘리멤버 나우’는 국내 최고의 경제 전문가들이 매일 아침 최신 경제 이슈를 설명해드리는 콘텐츠 레터입니다. (리멤버 나우의 저작권은 리멤버에 있습니다. 무단 전재와 배포를 금합니다.)

경기 침체의 전조인 장단기 금리역전 현상은 올해 들어서 자주 일어났는데요. 장기 국채 금리가 단기 국채 금리보다 낮아지는 이 현상이 꼭 경기 침체를 예견해주진 않을 수도 있다는 분석이 나왔습니다. 10월 21일 ‘리멤버 나우’입니다.

이진우의 익스플레인 나우

장단기 금리역전에 쫄지 말라고?

돌멩이가 하늘에서 지상으로 떨어질 때까지 정확히 몇 초가 걸릴지 물리학자들은 오차 없이 만장일치로 금방 계산해내지만, 앞으로 경기가 어떻게 될 것 같으냐는 질문에 대한 정확한 답을  경제학자들은 만장일치로 명확하게 내놓지 못합니다.  그 이유는 앞으로 경기가 어떻게 될 건지는 사람들의 마음속에 달려있기 때문입니다.

이론적으로는 당장 내일 아침부터라도 사람들의 마음 속에 갑자기 투자 의욕이 충만하고 긍정적인 소비심리가 불타오르면 경기는 금방 살아나고 뜨거워집니다.

그런 기적이 일어나는 경우를 제외하면 앞으로의 경기가 어떨 것 같은지를 비교적 객관적으로 전망하는 수단은 시장에 참가하는 많은 투자자들이 ‘경기가 어떨 거 같다고 생각하는지’를 훔쳐보는 일입니다. 경기가 좋아질지 나빠질지가 사람들의 마음에 달려있다면 그 마음을 들여다보는 게 (그 마음이 또 변한다는 게 문제이긴 하지만 그나마) 제일 정확합니다.

– 사람들의 마음을 어떻게 들여다볼 수 있죠?

미국과 독일 등 주요 국가들의  장기 국채 금리가 단기 국채 금리보다 오히려 낮아지는 ‘역전현상’이 발생한 것은 앞으로 경기가 나빠질 것이라는 유력한 증거로 자주 인용됩니다.  그 역전현상의 이면에는 ‘앞으로 경기가 나빠질 것이다’라는 사람들의 판단이 녹아들어있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지금 1년짜리 채권의 금리가 연 2%일 때 10년짜리 채권의 금리가 연 1.5%라면 10년짜리 채권을 사서 돈을 굴리고 있는 돈의 주인은 좀 이상한 사람인 겁니다.

10년을 계속 연 1.5%로 굴릴 바에는 1년짜리 채권을 10번 사서 10년을 보내면 연 2% 의 금리를 10년간 계속 챙겨받을 수 있으니까요. 그러나 앞으로 조만간 만기 1년짜리 채권의 금리가 빠르게 낮아져서 연 1%로 내려간다면 지금이라도 연 1.5% 의 금리로 10년동안 확정적으로 이자를 주는 채권을 사는 게 영리한 결정이겠지요.  사람들이 10년짜리 채권의 이자율이 1년짜리 채권 이자율보다 낮더라도 ‘기꺼이’ 사들이는 건 앞으로 경기가 나빠져서 이자율이 더 떨어질 것이라는 생각을 강력하게 하고 있다는 움직일 수 없는 증거입니다.  그걸 불황의 신호, 또는 불경기의 예고편이라고 부릅니다.

– 그 신호는 항상 정확한가요?

일각에서는 그런 생각이 좀 잘못된 판단일 수 있다는 반론도 펴고 있습니다. 이젠 그 반론을 한 번 들어보죠.

시장을 <그냥 놔두면> 장기 채권의 금리가 단기 채권의 금리보다 낮아질 때 경기 침체의 신호로 해석하는 것에 큰 이견은 없습니다. 그런데  요즘은 선진국의 중앙은행들이 시장을 <그냥 놔두지 않고 계속 만지작거린다> 는 겁니다. 그러니 시장에서 나오는 신호가 자연스러운 신호가 아닌 왜곡된 신호라는 게 반론의 요지입니다.

– 중앙은행이 시장을 어떻게 건드리고 있죠?

대표적인 그 만지작거림이 중앙은행들의 양적완화입니다. 시장에 흘러나오는 장기채권을 중앙은행이 사들이면서 시중에 돈을 계속 풀고 있기 때문에 시중에 장기채권 품귀현상이 생긴다는 겁니다. 그러니 장기채권이 가격이 오르고 채권의 가격이 오른다는 건 금리를 매우 박하게 제시해도 그 채권이 팔린다는 뜻이니 금리가 낮아진다는 의미가 됩니다. 즉  장기금리가 내려가는 건 미래에 경기가 나빠져서 금리가 지금보다 더 낮을거라는 비관적인 전망이 반영돼서가 아니라 그냥 장기국채가 부족해져서 몸값이 오르는 바람에 생기는 현상일 수도 있다 는 게 반론의 요지입니다.

– 그러면 ‘장단기 금리역전’은 더 이상 참고할 필요가 없나요?

요약하면, 요즘 장기금리가 내려가서 단기금리보다도 더 낮아진 역전현상이 생긴 건 중앙은행들에 예전에는 안 하던 짓을 하니까 그런 거지 시장의 투자자들이 불경기를 예상해서 금리를 그렇게 만든 게 아니라는 겁니다. 그러니 경기 나쁠 거라고 지레 겁먹지 말자는 뜻인데요.

이렇게 똑같은 경제 현상을 두고도 180도 다른 해석이 가능하다는 건 언제나 흥미로운 포인트입니다. 누구의 주장이 맞을지는 지나가봐야 아는 것인데요.

이런 주장을 펴는 곳이 다른 기관이 아닌 한국은행이라는 것도 조금은 생각해볼 만한 지점입니다. 한국은행은 물가 안정을 목표로 하는 기관이어서 대체로 금리를 낮추는 걸 기피하고 금리를 올리는 걸 선호하기 때문에  경기가 나빠질 거라고 비관하지 말자는 요지의 이런 주장은 한국은행의 희망사항을 반영한 것일 수도 있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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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 브리프

유럽과도 무역전쟁 벌이는 미국?

미국이 이번 주부터 유럽산 상공기와 농산물, 일부 공산품에 대해 10%~25%의 징벌적 관세를 부과하기로 했습니다. 이유는 유럽이 유럽의 항공사 에어버스에 부당한 보조금을 지급해서 불공정한 경쟁을 했다는 세계무역기구의 판결 때문입니다.

미국은 이런 문제를 15년 전인 2004년에 세계무역기구에 제기한 바 있고 세계무역기구는 최근 미국의 그런 주장이 옳다는 판정을 내렸습니다. 그러면서 미국이 연간 75억달러 규모의 유럽산 제품에 대해 최대 100%의 관세를 부과할 수 있게 판결했습니다.

그런데  미국은 유럽에 많아야 25%에 불과한 ‘약한’ 관세를 부과했습니다. 크게 싸우고 싶지는 않다는 메시지를 던진 것으로 해석 됩니다. 유럽도 맞대응 카드를 갖고 있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현재 EU는 미국 항공사 보잉을 대상으로 세계무역기구에 비슷한 이슈로 제소를 한 상태입니다. 중국에 비해서는 유럽이 미국과의 무역에서 문제를 덜 일으키고 있다는 판단도 미국의 대응이 그리 강하지 않은 배경입니다.

먹고살기 팍팍해진 은행?

은행은 기업이나 가계에 돈을 빌려주고 예대마진으로 먹고 사는 기업입니다. 요즘 은행들의 고민은 큰 기업들은 돈을 안 빌려가고 작은 기업들에는 돈을 떼일까봐 빌려주기 어렵고 가계에도 정부가 대출을 규제하는 바람에 역시 못 빌려줘서 장사를 할 틈이 안 보인다는 겁니다. 한 가지 탈출구는 금융상품을 팔아서 판매수수료를 받는 일인데 그조차 최근 불완전 판매 논란 때문에 규제가 생길 분위기입니다.

은행의 고민을 우리가 나눠가질 이유야 없지만 은행 입장에서 대출을 해줄 곳이 잘 안 보인다는 건 경제 전체로 봤을 때 대출을 받아가는 곳이 매우 적다는 뜻이고 그건  우리나라의 경제 규모가 성장하지 못하고 있다는 뜻 입니다. 경제는 수요가 있어야 돌아가는데 그 수요는 돈이 있어야 생기게 되고 그 돈은 이미 사람들이 갖고 있는 돈(A)이거나 대출을 통해 조달되는 돈(B)이거나 둘 중 하나입니다.

언뜻 생각하기로는 A로만 경제가 돌아가는 게 건전한 경제 시스템으로 보이지만 그건 본인이 번 돈으로만 소비를 하라는 규제처럼 많은 수요를 불편하게 합니다. (그러면 가족들 중에 경제활동을 하는 가장 이외에는 학생이나 주부는 아무도 돈을 쓰지 못합니다.)

지금 우리나라는 불경기에 부동산 시장만 뜨겁고 그래서 대출규제가 강하게 작동하고 있지만  불경기와 부동산 열기와 대출규제는 셋이 모두 공존하기는 어려운 키워드 입니다. 불경기가 호경기로 바뀌거나 부동산 열기가 침체로 바뀌거나 대출규제가 대출완화로 바뀌거나 어떤 식으로든 바뀌게 될 현상입니다.

데일리 체크

렌터카 호출 서비스 ‘타다’가 기본요금을 800원 인상하기로 했습니다. 타다 측은 이 조치가 정부 정책 방향에 협력하고, 택시 업계와의 가격 경쟁을 피하기 위함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당초 타다는 내년까지 운행하는 차량 수를 1만대까지 늘리겠다고 발표했다가 정부와 택시업계의 반발을 불렀는데요. 국토부가 관련법을 개정해 타다의 운행을 막을 수 있다고 하자, 증차 계획을 중단한 바 있습니다. 이에 정부∙택시업계와의 정면충돌을 피하려는 모양새입니다.

내년부턴 삼성전자가 풀스크린 스마트폰을 내놓을 거란 관측이 제기됐습니다. 현재는 전면카메라 렌즈 자리에 구멍이 뚫려있는데요. 삼성전자는 화면 아래 카메라를 배치할 수 있는 OLED 생산장비를 도입하고 양산 준비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 기술은 카메라를 투명 화면 뒤편에 배치하는 기술입니다. 카메라 구멍은 평소에는 가려져 있다가 카메라 사용 시에 나타나게 됩니다.

경제 평론가입니다. MBC ‘이진우의 손에 잡히는 경제’를 진행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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