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30.금] 전∙월세 거래도 신고하라고?

‘리멤버 나우’는 국내 최고의 경제 전문가들이 매일 아침 최신 경제 이슈에 대해 설명드리는 콘텐츠 레터입니다.

전세나 월세 거래도 무조건 신고하게 하는 법안이 발의됐습니다. 과세 사각지대가 투명해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정부가 내년도 예산안으로 510조 원이 넘는 ‘슈퍼 예산’을 편성했습니다. 8월 30일 ‘리멤버 나우’입니다.

채상욱의 부동산 나우

전∙월세 거래도 신고하라고?

현재까진 전세, 월세와 같은 임대차 거래를 할 때마다 의무적으로 신고할 필요는 없습니다. 매매거래의 경우엔 30일 이내에 신고하도록 의무화한 것과 비교하면 의아한 부분이죠. 임대차거래의 경우 우리나라는 특수관계인(가족이나 친인척)끼리의 무상임대차와 같이 임대료를 지급하지 않는 계약도 많고(전체 임대차거래의 약 15%수준으로 추정), 또 임대료 소득이 발생함에도 불구하고 이를 회피하기 위해 신고하지 않는 경우도 많습니다.

이에, 국토상임위의 안호영 의원 주도로 임대거래신고의무 내용을 담은 부동산 거래신고 법률 개정안이 올라왔습니다. 임대거래신고가 의무화하게 된다면, 임대소득이나 거래정보에 관한 데이터가 쌓일 것으로 예상되며,  과세 회색지대가 사라지게 될 것  같습니다.

– 지금 임대차 시장은 어떤 문제가 있었나요?

우리나라 임대차 시장은 개인 간 1:1 거래가 주를 이룹니다. 그래서  임차인과 임대인이 서로 걱정을 하게 됩니다.  임차인은 임대인이 어떤 사람인지, 이 집 이외에 다른 어떤 채무관계가 있을지, 지금 전세로 들어가는데 전세보증금을 제때 반환받을 수 있을지, 혹은 임대기간을 다 채우고 살 수 있을지, 2년 후 임대기간이 종료되면 퇴거요청을 받지는 않을지 등 많은 걱정들을 하고 살죠.

임대인 역시 마찬가지인데요, 이번에 구하는 임차인은 월세를 안 밀리고 잘 낼지, 집은 퇴거 시 원상복귀를 잘 해줄지, 또 사용하면서 제대로 사용할지, 혹시 주택을 매각하거나 다른 임차인을 구할 때 실내를 안 보여주면 어떡할지 등을 걱정하죠.

최근, 역전세(전세가격이 직전 계약한 금액보다 낮아지는 경우, 가령 전세가가 2년 전에는 3억원이었는데 현재는 2.5억원일 경우)가 나타나면 새로운 임대차계약과 동시에 전세금을 돌려줘야 하는데 이를 지연시키는 임대인도 많습니다. 아니면 임대차기간이 종료되어 전출해야 하는데 보증금을 안 돌려주는 경우도 많아서 최근 들어 임차인들이 전세보증금 반환보험에 가입하는 경우가 크게 늘고 있죠. 역전세가 심각한 지역일수록 이런 현상이 두드러집니다.

– 임대차거래도 의무적으로 신고하게 하면 어떤 점이 개선될까요?

임대인 입장에서 중개사를 통해 임대차거래를 신고하지 않는 이유는 임대소득을 숨기기 위해서인데요. 전세인지 반전세인지 등 개별적인 부분을 신고하지 않으면 실질적으로 임대인(집주인)의 임대소득이 얼마인지 정확히 추정하기가 어렵겠죠. 또 다주택자인 부모가 자녀를 부모집에 무상거주시키는 경우에도, 실제로는 자녀는 증여세를, 부모는 소득세를 내야 하는 상황이 오는데도 불구하고 무상임대차 관련 임대거래를 신고하지 않으니 이런 소득/증여세 역시 걷히지 않고 있죠.  임대거래신고 의무화가 이런 부분들을 투명하게 할 것 이라는 예측이 가능합니다.

2주택 이상인 분, 또는 1주택이어도 비 거주 1주택자인 분(본인도 전세 살고, 본인 집도 전세 준 경우에 해당하겠죠) 중에서도 올해부터는 고가주택에 대해서 임대소득이 발생하게 되고, 이 임대소득이 2000만원 이하라 하더라도 소득세를 내게 되었습니다. 때문에 임대거래신고 의무를 통해서 세수 투명성이 더욱 확보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 부작용은 없을까요?

일각에서는 세수투명성 확보는 곧  임대료 상승으로 연결될 가능성도 높다 는 지적도 나옵니다. 모든 임대거래신고를 통해 과세금액이 증가되는 임대인이, 이를 임차인에게 임차료로 전가할 수 있다는 지적인데요. 그럼에도 소득에 대해 과세를 하지 않은 채 수십년을 끌어 온 회색지대를 그대로 두는 것과 비교하면, 거래신고 의무화의 손을 들어주는 것이 합리적으로 보입니다.

다만, 이 법률개정안은 역시 국회통과라는 관문을 남기고 있어서, 최종적으로 통과가 될지 여부는 지켜봐야 하겠습니다.

하나금융투자의 건설/부동산 애널리스트입니다. 과학으로 시장을 바라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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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3조 슈퍼 예산, 괜찮을까?

정부가 내년 예산을 올해보다 9.3% 늘어난 513조원으로 잡았습니다. 세금이 그렇게 많이 걷히지는 못할 걸로 예상되기 때문에 정부 부채를 더 일으켜서 그 재원을 조달하게 됩니다. 내년에는 국민들로부터 거둬들이는 세금과 4대보험료 등 모든 돈을 다 합친 것보다 정부가 쓰게 될 돈이 30조원 정도 더 많습니다.  이 차이만큼 국가채무가 늘어나게 될 것 으로 보입니다.

벌어들이는 돈보다 더 많이 쓰면 어떻게 하느냐는 걱정도 나옵니다만, 사실 그동안 우리 정부는 지난 2016년부터 2018년까지 3년간 예상보다 68조원 더 많은 세금을 걷어서 39조원만 예산을 늘려서 쓰고 29조원은 국가채무를 갚는 데 사용했습니다.

내년에는 정부 수입보다 30조원 정도를 더 쓰겠다는 것은 과거 3년간 상환했던 대출금(국가채무)을 다시 꺼내서 쓰겠다는 의미입니다.  불경기에는 적자재정으로 대응해야 하는데 과거 3년간은 오히려 빚을 갚는 여유(?)를 부린 게 경기를 위축시키는 원인이 됐다는 판단 입니다.

미국이 100년짜리 국채 발행하겠다는 이유는

미국이 만기 50년 또는 100년짜리 초장기 국채 발행을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미국 정부가 돈이 필요해서, 또는 50년 또는 100년 동안 장기간 빌려쓸 돈이 필요해서가 아닙니다.

시장에 국채를 풀어줘야 여윳돈을 갖고 있는 투자자들이 그 국채에 투자를 하는데 시장에 풀려있는 여유자금에 비해 국채가 부족하면 아무리 낮은 이자라도 국채를 사려는 수요가 많아지고 이자율이 내려갑니다. 요즘 미국의 장단기 금리가 역전(장기 금리가 단기금리보다도 낮아짐)되는 현상이 자주 나타나는 것은 이런 이유에서입니다. 미국 정부가 50년 이상 만기의 장기 국채를 발행하려고 검토하는 것은 이런 시장의 투자 수요를 만족시켜서  장기 금리를 좀 끌어올려보겠다는 뜻 입니다. 국채가 시장에 많이 공급되면 국채 가격은 하락하고 금리는 올라갑니다.

미국 정부의 국채는 정부가 모자란 돈을 마련하기 위한 차용증이라기보다는 이렇게 시중의 여유자금을 흡수하는 목적으로도 발행합니다. 이러면 자연스럽게 정부부채도 많아지는데요.  자본시장이 발달한 나라의 정부부채는 이런 이유로 증가하기도 합니다.  그런 경우 부채비율 상승은 항상 재정의 방만함을 의미하지는 않습니다.

최근 우리나라에서도 정부가 1%대의 장기 고정금리로 대출 갈아타기 이벤트를 시도하고 있는데요. 이 역시 대출 받은 소비자들의 이자 부담을 줄여주려는 목적뿐만 아니라  시장에 장기 채권을 공급하려는 목적도 있습니다.  소비자들이 장기 고정금리로 돈을 빌려가면 그 대출약정서를 기반으로 MBS(주택저당채권)라는 장기 고정금리 채권을 발행해서 시장에 내다팔게 되고 그렇게 회수된 자금으로 다시 대출을 해주는 구조입니다.

고정금리 대출자는 못하는 안심전환대출

앞서 말씀드린 정부의 ‘1%대 고정금리로 주택대출 갈아타기(서민형 안심전환대출) 이벤트’는 종전에 고정금리로 대출을 받은 경우는 갈아타기가 허용되지 않습니다. 주택금융공사(주금공)의 보금자리론이나 디딤돌대출, 적격대출 등이 그런 대출인데요. 그래서 그런 대출을 받은 소비자들이 강하게 항의를 하는 중입니다. 그런데 그렇게 갈아타기가 되지 않는 이유가 있습니다.

고정금리로 대출을 받으면 그 대출채권이 MBS로 바뀌어서 시장에 풀린다는 말씀을 드렸죠? 그래서 이미 나간 이런 대출들은 그 대출약정서로 MBS(주택저당채권)을 발행해서 판매해놓은 상태입니다.  이들이 만기까지 정해진 이자와 원금을 꾸준히 갚을 것으로 기대하고 매각한 채권인데 이들이 대거 1%대 고정금리로 다시 갈아타면 이미 발행된 그 MBS의 이자 흐름이 깨집니다.  30년동안 고정된 금리를 납부할 것으로 예상했던 소비자들이 대출을 갚아버리고 떠나는 거니까요. 그래서 이들의 대출 갈아타기를 막은 것입니다.

빈 시골집 고쳐서 빌려주면 불법?

농촌에 많이 있는(앞으로는 더 많아질) 빈 집을 고쳐서 도시인들에게 단기 숙박용으로 임대하는 사업이 우리나라에서는 불법입니다. 농어촌 민박은 합법이지만 그 농촌의 주택에 누군가가 늘 상주하고 있어야 합니다. 불필요한 규제라는 입장과 무인 농가주택을 숙박업으로 허가하면 무인텔로 전락한다는 반론이 충돌하고 있습니다.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데일리 체크

미중 무역분쟁과 일본의 수출 규제 등의 여파로 제조업 체감경기가 석달 연속 얼어붙고 있습니다. 8월 기업경기실사지수(BSI)는 69로 1년여 만에 최대 하락폭을 기록했습니다. 전 산업 업황 BSI가 70 밑으로 떨어진 것은 지난 2월(69) 이후 6개월 만입니다. BSI란 기업이 인식하는 경기를 보여주는 지표로, 기준치인 100 미만이면 경기를 비관하는 기업이 좋게 보는 기업보다 많다는 뜻입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예고한 대로 중국에 추가 관세를 부과하기로 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이 미국산 제품에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맞불을 놓자 대중 관세를 5%포인트 또 올리겠다고 예고한 바 있습니다.

경제 평론가입니다. MBC ‘이진우의 손에 잡히는 경제’를 진행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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