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2.목] 외환위기가 올 확률이 낮아진 이유

‘리멤버 나우’는 국내 최고의 경제 전문가들이 매일 아침 최신 경제 이슈에 대해 설명드리는 콘텐츠 레터입니다.

우리나라의 순대외금융자산이 역대 최대를 기록했습니다. 민간이 보유한 해외 금융자산이 그만큼 늘었다는 뜻인데요. 순대외금융자산은 유사시에 외환보유액 역할을 합니다. 독일이 30년 만기 국채를 제로 금리에 발행합니다. 8월 22일 ‘리멤버 나우’입니다.

이진우의 익스플레인 나우

외환위기가 올 확률이 낮아진 이유

우리나라의 ‘순대외금융자산’이 단군 이래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습니다.

순대외금융자산은  우리 국민들이 해외에 갖고 있는 금융자산에서 외국인이 갖고 있는 우리나라 금융자산을 뺀 것 입니다. 좀 더 쉽게 말하면 우리나라에 들어온 외국인 자금이 모두 빠져나가고(그러려면 그들은 달러로 바꿔서 나가겠죠) 반대로 외국에 나가있는 한국인들의 금융자산을 모두 찾아서 국내로 갖고 들어오면(외국에 있는 자산이니 역시 달러로 찾아오게 되겠죠) 우리나라에 달러가 얼마나 남아있게 되느냐를 알려주는 수치입니다.

– 이 소식이 왜 중요하죠?

이 숫자가 중요한 이유는 이게 결국  대한민국의 부(wealth)이면서 유사시에 대응할 수 있는 실질적인 외환보유액 이기 때문입니다. 이 순대외금융자산은 지난 2014년까지만 해도 마이너스 수준이었지만 최근 5년간 가파르게 증가해서 지금은 약 4600억달러가 쌓여있습니다. 최근 5년간 경상수지 흑자도 많이 쌓였고, 외국인들이 우리나라에 투자해서 번 돈보다 우리 국민들이 외국에서 벌어들이는 투자수익률이 더 높았기 때문입니다.

순대외금융자산이 마이너스라는 말은 우리나라에 위기가 닥쳐서 외국인들이 한국에서 투자금들을 일제히 빼내면 우리나라는 그들에게 내줄 달러가 부족하다는 뜻이 됩니다. 외환보유액이 수천억달러가 되더라도 한국 주식에 투자한 외국인들의 투자금액이 수천억달러라면 그걸 빼내가는 순간 외환보유액은 모두 사라집니다. 그 다음부터는 우리나라가 외국에서 식량이나 기름을 사올 돈이 없게 됩니다.

그러나 순대외금융자산이 4600억달러가 되면 유사시에 외국인들이 모두 빠져나가더라도 우리나라에는 4600억달러의 달러 자산이 남아있게 됩니다. 그만큼 대한민국이 보유한 달러가 많이 늘어났다는 뜻입니다.

– 순대외금융자산이 어떤 역할을 하는데요?

우리는 그동안 외환보유액이 얼마나 많으냐 적으냐가 그 나라의 안정성을 측정하는 기준으로 생각하고 그 수치를 늘 주의깊게 살펴왔지만 사실  중요한 것은 외환보유액보다는 순대외금융자산 입니다. 외환보유액이 거의 없더라도 순대외금융자산이 많으면 유사시에 환율이 올라가고 외국인 자금이 빠져나갈 때 개인들이 해외에 보유하고 있던 달러 자산이 국내로 들어와서 사실상의 외환보유액 역할을 하게 됩니다. 달러가 비싸지면(환율이 올라가면) 개인들이 달러를 팔아 차익을 실현할 것이기 때문입니다.

비유하자면 민간에도 무기가 많은 A국과 민간에는 무기가 전혀 없는 B국의 차이와 비슷합니다. 두 나라의 정규군 숫자가 같더라도 A국은 민간인 가정에도 총과 장갑차와 방독면을 갖고 있고, B국은 민간인 가정에는 아무 무기가 없고 심지어 민간인의 상당수가 적과 내통하는 간첩이라면 유사시의 전투력이나 국력은 하늘과 땅 차이인 것처럼요.

 우리나라는 그동안 외환보유액은 많으나 순대외금융자산은 부족한 B국 같은 나라였다가 요즘은 A국 같은 나라로 바뀌었다는 의미 입니다. 최근 5년간 우리나라의 외환보유액은 500억달러 정도 늘어나는 데 그쳤지만 우리나라의 순대외금융자산은 5000억달러가량 늘었습니다. (우리나라의 정규군은 5만명 정도 늘어났는데 민간인들 중에 무기를 보유한, 그래서 유사시에 사실상 군인처럼 싸울 수도 있는 국민들은 50만명 정도 더 생긴 셈입니다)

이 순대외금융자산이 4600억달러라는 수치가 갖는 의미는  앞으로 우리나라에 외환위기는 발생할 가능성이 매우 희박하다 는 뜻입니다. 경기가 나빠지고 수출이 줄어들 수는 있지만 1997년이나 2007년 금융위기 상황과 같은 달러 부족 현상은 이제 그 가능성이 매우 낮아졌다고 봐야 합니다.

 외환위기라는 게 갚아야 할 달러, 또는 탈출하는 외국인들에게 내줘야 하는 달러에 비해 그 나라가 보유한 달러가 부족한 현상을 의미하는데요.  순대외금융자산이 4600억달러라면 그 나라 국민이나 정부가 보유한 달러로 그런 달러 수요를 모두 충당하고도 4600억달러가 남기 때문에 달러가 모자라는 일은 이제 생기지 않습니다.

– 개인이 유사시에 해외 금융자산을 팔지 않을 수도 있지 않나요?

물론 전 국민이 달러를 움켜쥐고 시장에 내놓지 않으면(집안에 무기가 있지만 꺼내서 싸우지 않으면) 달러 부족 현상이 생길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모든 사람들은 욕심이라는 게 있으므로 환율이 1달러당 1100원이다가 갑자기 1달러당 2000원이 된다면 미리 사놓은 미국 회사 주식을 팔아서 환율이 유리할 때 갖고 들어오려고 하는 움직임이 생기기 마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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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 브리프

GTX 노선 전부 예타 통과

인천 송도에서 경기도 남양주 마석까지 연결하는 수도권 GTX-B 노선(어떻게 생긴 노선인지는 링크한 기사의 사진을 보시면 됩니다)이 예타(예비타당성 조사)를 통과했습니다.

예타를 통과했다는 말은 정부 예산 투입이 필수적인 이 사업에 대해 예산을 투입하는 게 가능해졌다는 의미입니다. 정부 예산이 투입되는 사업은 예산이 투입되는  그 사업이 돈값을 하느냐를 미리 따져봐야 하는데 그걸 따져보는 작업이 바로 예타 입니다.

그동안 이 GTX-B 노선은 이 예비타당성 조사에서 타당성이 없다는(예산을 투입한 만큼 이용자가 많지 않을 것이라 예산 투입의 효과가 없다는) 판정을 받아왔습니다. 그러나  남양주와 인천에 신도시를 만들기로 하면서 인구가 늘어나 이제는 예산을 투입할 만한 가치가 있다 는 쪽으로 판단이 달라진 것입니다. GTX-A노선(일산~수서·동탄)은 지난 2014년 예타를 통과했고 C노선(의정부~금정)도 지난해 말 예타 문턱을 넘었습니다.

그러나 앞으로도 난관은 많습니다. 100% 정부 예산으로 사업을 할지 민자 사업으로 진행할 지 여부도 결정해야 하고 그 과정에서 민자적격성 검토도 필요합니다. 공사가 진행되는 과정에서 각종 민원도 생길 수 있고 ‘우리 동네에도 GTX역을 만들어달라’는 민원이 많아지고 그 민원을 정치적으로 고려해야 할 일이 생기면 계속 사업이 지연될 수도 있습니다.

채권 금리 인상한 독일

독일 정부가 만기 30년짜리 국채를 제로 금리에 발행하는 것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현재 시장에서 거래되는 30년 만기 독일 국채의 채권 수익률은 -0.14% 수준이어서  0% 금리로 시장에 나오면 시장에서는 충분히 팔릴 만한 가격 이긴 합니다.

이런 장기국채가 시장에 매물로 나오면 채권 가격은 떨어지고 채권 수익률(금리)은 올라갑니다. 바닥을 모르고 떨어지던  독일 국채 금리가 위로 오를 수 있다 는 의미입니다. 독일 국채 금리가 떨어질수록 큰 손해를 보도록 설계된,  요즘 이슈가 된 DLS 상품에 투자한 한국 소비자들에게는 반가운 소식 일 수도 있겠습니다.

시장의 관심은 독일 국채의 이자율이 계속 아래로 떨어질 것인지, 아니면 반등할 것인지입니다. 독일 정부가 재정을 더 풀어서라도 경기를 살리겠다고 한 것은  국채 이자율을 올리는 쪽으로 작용 합니다. 재정을 더 풀려면 국채를 더 찍어내야 하고 그렇게 찍어낸 국채가 시장에 풀리면 국채 가격이 떨어지면서 국채 금리는 올라가기 때문입니다. (돈을 빌려달라는 의미인 채권이 시중에 많아지면 돈을 빌리고 싶은 수요가 많아진다는 뜻이어서 금리가 올라갑니다)

데일리 체크

일본의 수출규제가 불거진 7월 우리나라가 일본에 수출한 액수가 1조1700억원가량 줄었습니다. 반면 수입(일본이 우리나라에 수출)액은 5조200억원 줄었습니다. 미∙중 무역전쟁으로 인한 글로벌 경기 하락과 일본의 경제보복이 모두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분석됩니다.

이케아 매장 방문객 수가 국내 진출 후 처음으로 줄었습니다. 국내 진출 후 계속해 두 자릿수 성장을 해온 매출 증가폭도 한 자릿수로 둔화했습니다. 이케아코리아 측은 온라인 소비자가 늘어났기 때문이라고 분석했습니다. 서울 근교에 매장을 열어온 이케아는내년에 서울 도심에 소규모로 매장을 열 계획입니다.

디즈니가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인 디즈니+를 미국 등 1차 출시국에서 11월 12일에 출시합니다. 디즈니는 2차 출시국까지 발표했으나 한국은 포함되지 않았습니다. 월 구독료는 6.99달러(약 8460원)로 책정됐습니다. 경쟁 서비스인 넷플릭스보다 2달러 저렴한 가격입니다.

경제 평론가입니다. MBC ‘이진우의 손에 잡히는 경제’를 진행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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