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1.수] 금, 지금 투자해도 될까?

‘리멤버 나우’는 국내 최고의 경제 전문가들이 매일 아침 최신 경제 이슈에 대해 설명드리는 콘텐츠 레터입니다.

최근 금값이 연달아 올랐습니다. 금값에는 경제 불확실성뿐 아니라 달러지수, 글로벌 유동성, 물가 등이 영향을 미칩니다. 금값이 그동안 어떻게 변해왔고, 앞으로는 어떨지 설명드립니다. 독일 국채 금리와 연계된 DLS 상품에 가입한 투자자들이 대규모 원금 손실 위기에 놓였습니다. 8월 21일 ‘리멤버 나우’입니다.

김영익의 이코노미 나우

금, 지금 투자해도 될까?

1. 최근 금값이 2013년 3월 이후 처음으로 온스당 1500 달러를 넘었습니다. 금값을 결정하는 경제변수는 어떤 것들이 있나요?

금값을 결정하는 가장 중요한 경제변수는  미국 달러지수(주요 선진국 통화 대비 달러 가치), 글로벌 유동성, 물가  등입니다. 금 가격은 달러로 표시되기 때문에 달러 가치가 떨어지면 금 값은 오르게 됩니다. 유동성이 많아지면 금값이 상승하고, 물가가 오르면 금값 역시 상승합니다. 이외에 미∙중 무역전쟁 같은  글로벌 경제 불확실성도 금값 상승요인 이지요.

2. 실제로 이들 변수들이 금값에 얼마나 영향을 주었나요?

1973~2018년 장기 데이터로 분석해봤더니,  미 달러지수가 1% 하락하면 금값은 1.2% 상승, 글로벌 유동성(=M2/GDP)이 1% 증가하면 1.6% 상승, 세계 소비자물가가 1% 오르면 0.1% 정도 상승 한 것으로 나왔습니다. 추정산식은 아래와 같으니 참고만 하시길 바랍니다.

3. 각 변수를 하나씩 설명해주세요. 달러가치는 앞으로 어떻게 전망되고, 금값에 어떤 영향을 줄 것으로 보나요?

서강대 경제대학원 교수이며 이코노미스트로 20년 이상 일했습니다.

[리멤버 커리어] 스카웃 제안을 받아보세요

지금의 일이 만족스러울 수도, 아닐 수도 있습니다. 어느 경우든 앞날은 준비해 둘 필요가 있습니다. 지금 이 링크를 눌러 ‘리멤버 커리어’에 프로필만 등록해 두세요. 기업 채용담당자가 먼저 당신에게 연락 드립니다. (리멤버 앱 사용자만 등록이 가능합니다.)

데일리 브리프

보험회사 역할 한 DLS 한국 투자자들

독일국채 또는 미국국채의 금리와 연계된 DLS 상품에 가입했다가 큰 손해를 입은 투자자들이 요즘 많아지고 있는데요. 비슷한 상품으로 신용연계형 DLS도 꽤 많은 금액이(7조원어치 넘게) 팔려나간 상태여서 조심해야 한다는 지적입니다.

이 상품은  어떤 기업이 부도가 안 나면 연 4~5%의 비교적 고수익을 받게 되지만 혹시라도 부도가 나면 투자한 금액의 최대 80%를 잃을 수 있게 설계됐습니다. 

너무 위험한 상품이 아니냐는 지적도 있습니다만, 이 기업들은 신용등급이 A등급 이상으로 부도 날 가능성이 거의 없어보이는 기업이기 때문에 이런 구조가 가능합니다.

비유하자면 손흥민과 이진우가 1대1로 축구를 해서 혹시 손흥민이 지면 80% 의 원금손실, 이진우가 지면 연 5% 수익을 준다면 이런 금융상품은 위험한 상품이 아닌 것과 비슷합니다. 그런데 아주 가끔은 손흥민이 지는 경우가 생길 수도 있는데요. 그럴때마다 너무 위험한 금융상품이었다고 비난하면 그건 합리적이지 않은 지적입니다.

우리가 관심을 가질 만한 포인트는 이 금융상품이 약탈적 고위험 상품이냐 아니냐의 문제보다는  이런 금융상품이 왜 시장에 나와서 팔리느냐 입니다.

이런 금융상품은  회사채가 부도가 나면 책임지겠다는 상품을 판매한 보험사가 위험을 줄이기 위해 만들어 파는 상품 입니다. 회사채가 부도가 나면 보험회사는 돈을 꽤 많이 물어내야 하는데 이런 금융상품을 팔아놓으면 그런 일이 벌어졌을 때 이 상품을 구매한 투자자들이 손실을 보는 원금으로 보험회사의 손해를 벌충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투자자들에게 주는 연 4~5% 의 수익은 보험회사가 큰 위험을 피하기 위해 치르는 보험료인 셈입니다.

독일 국채나 미국 국채의 금리가 예상보다 빠르게 내려가면서 문제가 된 DLS 상품들 역시 독일 국채와 미국 국채의 금리가 크게 내려갈 경우 손해를 볼 포지션에 있는 투자자들이 위험 헤지차원에서 판 상품일 수도 있습니다.

손흥민과 이진우가 축구를 하면 손흥민이 이긴다 쪽에 큰 내기를 걸어놓은 투자자들이 혹시라도 생길 수 있는 위험을 헤지하려면 손흥민이 질 경우 큰 돈을 버는 별도의 보험상품에 가입해야 하는 것과 마찬가집니다.

우리나라 투자자들이 가입했다가 큰 손실을 입은 DLS는 그런 보험상품에서 우리나라 투자자들이 보험회사 역할을 한 셈입니다.

해외 주식 열풍에 증권사 대박

해외 주식투자가 요즘 유행이죠.  우리나라 국민들은 연간 50조원어치 정도의 해외 주식을 사들이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의 경상수지 흑자 규모가 약 60조원(500억 달러) 정도니까 해외에 수출하고 관광객 받아서 번 돈을 대부분 해외 주식 사는데 쓴다는 의미입니다. (잘 벌기만 한다면 나쁜 일은 아닙니다)

이런 트렌드 덕분에 증권사들은 요즘 호황입니다. 해외 주식투자를 중개해주면서 벌어들이는 수수료 수입이 상반기에 800억원에 육박했습니다.

요즘 증권사들은 평생 무료 수수료 이벤트까지 하고 있지만 국내 주식에 대해서만 무료입니다. 해외 주식 거래는 0.2~0.3%의 수수료를 부과하고 있습니다.

해외주식투자가 늘어나면 증권사들은 주식 매매 수수료보다도  환전 수수료에서 돈을 많이 법니다.  해외 주식을 사려면 원화를 달러로 바꿔야 하고 그 주식을 팔아서 생긴 달러를 다시 원화로 환전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이 환전 과정에서 벌어들이는 수입은 투자금액의 2% 안팎입니다.

참고로 해외 주식에 투자해서 번 돈에 대해서는 연간 250만원이 넘는 금액에 대해서는 22%의 양도세를 한국 정부에 내야 합니다.

한은이 금리 더 내릴 거라고 예측한 시장

우리나라도 요즘 시중 금리가 계속 내리고 있습니다. 3년 만기 국고채 금리가 1.09%로 곧 0%대로 접어드는 게 아니냐는 걱정(?)이 제기됩니다.

한국은행 기준금리가 1.5%인데 3년만기 국고채 금리가 1%라면  한국은행의 기준금리도 조만간 1% 이하로 내려갈 것이라는 예상을 시장이 먼저 하고 그 예상을 금리에 미리 반영하고 있다는 뜻 입니다.

시장의 예측이 맞다면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두 번 정도 내릴 가능성이 크다는 뜻입니다. 기준금리를 내리면 거의 그 정도 폭으로 예금금리가 하락하게 되고 비슷한 폭으로 코픽스도 내려갑니다. 변동금리 대출을 받은 분들은 그만큼 대출이자 부담이 줄어들게 됩니다. (예금 이자로 생활하는 분들은 그만큼 소득이 줄어듭니다)

규제 완화의 또 다른 장벽

우리나라의 각종 규제들 때문에 이미 큰 성공을 거두고 있는 외국 스타트업들은 우리나라에 들어올 경우 사업을 시작도 못할 아이템들이 상당히 많다는 지적입니다. 우버와 같은 승차공유 사업이나 에어비앤비 등이 그런 사례입니다.

이 문제에 대해서는 규제가 너무 강하다는 의견과 필요한 규제일 뿐이라는 반론이 팽팽하게 대립하고 있습니다. 택시를 대체하는 우버와 여관 호텔을 대체하는 에어비앤비가 아무 규제 없이 허용된다고 가정해보겠습니다. 그럼 그동안 택시운전자격증을 따고 요금 규제를 받고 숙박시설이 갖춰야 할 각종 시설과 규제를 비용을 치르고 따라온 기존 업체들이 받는 상대적 불이익을 어떻게 할 것이냐는 반론에 답을 하기는 쉽지 않습니다.

예를 들어 불필요한 환경 규제를 지키기 위해 수억원을 들여서 필요한 기계를 도입한 회사가 있다면 그런 규제를 없애는 게 그 회사 입장에서는 생사를 가르는 일이 되는데요. (그 기계를 도입하느라 제품 원가가 비싸지게 되니까요)  규제를 완화해서 새로운 스타트업이 탄생할 환경을 만드는 건 뒤집어 말하면 정부 규제의 일관성과 안정성을 믿고 규제에 순응한 기존 사업자들에게 불이익을 주는 일이 된다 는 게 고민의 핵심입니다.

경제 평론가입니다. MBC ‘이진우의 손에 잡히는 경제’를 진행합니다.

리멤버 나우를 지인들과 공유해 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