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0.화] 기축통화 꿈꾸는 중국?

‘리멤버 나우’는 국내 최고의 경제 전문가들이 매일 아침 최신 경제 이슈에 대해 설명드리는 콘텐츠 레터입니다.

중국이 디지털 위안화를 발행하겠다고 했습니다. 기축통화인 달러의 영향력을 줄이기 위해서라는 분석이 있지만, 그렇게 되기는 어렵습니다. 대신 다른 장점이 있습니다. 공생 관계였던 한∙중 경제가 이제 경쟁 관계로 탈바꿈하고 있습니다. 8월 20일 ‘리멤버 나우’입니다.

이진우의 익스플레인 나우

기축통화 꿈꾸는 중국?

이런  가정 을 한 번 해볼까요. 우리나라의 백화점이 모두 롯데백화점이고 마트도 모두 롯데마트고 편의점도 롯데편의점이고, 주유소도 모두 롯데주유소라면. 그리고 그런 곳에서 롯데 상품권을 사용하면 5%씩 포인트를 적립해준다면 아마 대부분의 소비자들이 롯데 상품권을 대량으로 사서 사용할 겁니다. 그러면  롯데 상품권이 사실상 현금처럼 쓰이겠죠.  택시를 타고 내리면서 롯데상품권을 내더라도 택시기사는 그냥 받을 겁니다. 얼마든지 쓸 곳이 많으니까요.

그렇게 되면 우리나라의 통화량을 한국은행이 아닌 롯데그룹이 좌우할지도 모릅니다. 명절 때는 세뱃돈으로 상품권을 줄 테니 수요가 더 많아질 것이고 그러면 상품권을 더 많이 찍어서 방출해야 합니다. 혹시라도 롯데그룹이 돈이 필요할 일이 생기면  그냥 상품권을 몰래 대량으로 찍어서 조달하게 될 수도 있습니다. 

– 그런 일이 벌어질 순 없지 않나요?

물론 그런 일이 벌어지진 않겠죠. 당장 백화점만해도 신세계 현대 등 여러 곳이고 편의점도 다양하니까 롯데 상품권이 공용화폐가 될 일은 없을 겁니다. 그러나 그게 롯데가 아니라 카카오나 네이버라면 그리고 온라인이나 오프라인에서 모두 사용할 수 있는 디지털 상품권이라면, 그들이 발행하는 상품권이 공용화폐가 될 가능성이 좀 더 높아보이진 않나요? 그게 페이스북이라면 가능성은 더 커질지도 모르죠. 적어도 인터넷 쇼핑몰에서 사용하는 디지털 화폐로는 충분히 쓰일 수 있을 겁니다.

중국 인민은행이 최근 디지털 위안화를 발행하겠다고 밝히고 테스트에 돌입한 것은 이런 상황이 어차피 오게 될 가능성이 크니 디지털 화폐를 민간 업체들이 만들어서 쓰게 하지 말고 중앙은행이 먼저 만들어서 보급하자는 취지입니다. 대부분의 거래가 온라인을 기반으로 이뤄지고 오프라인의 거래도 신용카드나 휴대폰을 통해 이뤄지니 지폐나 동전을 굳이 써야 할 필요가 없기도 합니다. 그렇다고 화폐 자체가 불필요하지는 않으니 형태가 없는 디지털 화폐를 중앙은행이 만들어서 보급하는 게 순리일 수도 있겠습니다.

– 중국이 유독 서두르는 이유가 있나요?

 중국의 경우는 알리페이와 위챗페이로 사실상 현금 대신 디지털 화폐가 사용되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은 중국 정부 입장에서 보면 한국에서 롯데백화점 상품권이 공용화폐로 쓰이는 것과 비슷한 상황이 됩니다. 디지털 화폐가 더 보급되고 일반화되기 전에 국가의 화폐 발행권을 찾아오는 게 필요하다는 판단을 했을 수도 있습니다.

– 디지털 화폐가 도입되면 뭐가 달라지나요?

두 가지의 큰 변화가 생깁니다.

1. 모든 금융거래가 100% 추적됩니다. 비자금이 존재하기 어렵습니다.

현금이 없는 사회가 되므로 단돈 100원이라도 누구의 주머니에서 나와서 어디로 흘러갔는지 추적할 수 있습니다.  돈세탁이나 불법 자금의 흐름을 쉽게 감시할 수 있습니다.  물론 개인의 프라이버시는 사라집니다.

2. 마이너스 금리를 실생활에 적용할 수 있게 됩니다.

롯데백화점 상품권이 조금씩 녹아버리는 종이로 만들어져있어서 1년에 5%씩 녹는다면 그걸 갖고 있는 소비자들은 자꾸 녹아내리기 전에 뭐라도 구입하고 소비해서 쓰려고 할 겁니다. 실제 종이 상품권은 그렇게 만들 수 없지만 디지털 화폐는 매년 X%씩 자동으로 사라지게 만들 수 있습니다. 사람들은 각자 갖고 있는 디지털 화폐가 시간이 지나면 조금씩 사라지는 걸 알기 때문에 소비를 늘리게 됩니다.  경기를 살리는 효과가 꽤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다만  중국의 디지털 화폐가 달러 패권을 흔드는 수단이 되기는 어렵습니다.  미국도 필요할 경우 위안 디지털 화폐와 비슷한 달러 디지털 화폐를 발행하게 될 것이고 그러면 지금과 별로 달라지지는 건 없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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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러 보험, 가입해도 될까?

외화보험이라는 금융상품이 있습니다. 주로 미국 달러로 운용되기 때문에 ‘달러보험’이라고도 부릅니다. 쉽게 말하면 보험은 보험인데 달러로 보험료를 내고 나중에 보험금을 받을 때도 달러로 받는 보험입니다. 미국 보험회사가 파는 보험에 가입했다고 생각하면 쉽습니다. ‘사망하면 1억원’이 아니라 ‘사망하면 10만달러’를 받는 겁니다.

원화로 보험료를 내는 일반적인 보험과 비교하면 장점도 있고 단점도 있습니다. 장점은  보험금을 받을 무렵에 달러 가치가 높아지면(달러 강세가 되면=환율이 오르면) 가치가 높아진 달러로 보험금을 받으므로 더 이익입니다.  만약 환율이 1달러=2000원이 될때 10만 달러를 보험금으로 받으면 우리 돈으로 2억원입니다.

보험료를 매달 낼 때 환율이 낮으면 이익이 더 많아집니다. 예를 들어 1달러=900원일때 보험료를 내다가(한달에 10달러가 보험료라면 9000원만 내면 되는 겁니다) 보험금을 받을 무렵에는 환율이 올라서 1달러=2000원이 되면 제일 좋습니다.

단점은, 이런 이상적인 상황과  반대로 환율이 움직이면 손실이 커집니다.  보험금을 받을 무렵에 원화 가치가 높아지고 환율이 내려가면 (1달러=900원이 되면) 10만 달러를 보험금으로 받아도 9000만원밖에 안됩니다.

이런 단점이 있지만  자산 가운데 일부는 달러 자산으로 보유하면서 균형을 맞추겠다는 생각이라면 나쁘지 않습니다.  다만 환율의 변동에 따라 이런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점은 알고 가입해야 합니다.

한∙중 경제, 공생관계에서 경쟁관계로

중국과 우리나라의 경제는 악어와 악어새 같은 공생관계였습니다.  한국산 부품과 소재를 중국이 수입해서 완제품을 만들어 수출하는 구조 입니다. 그래서 중국의 수출이 늘면 그 수출의 원료가 되는 한국의 수출도 늘고, 반대로 중국의 수출이 줄어들면 한국의 수출도 감소했습니다.

그런데 이런 흐름의 변화가 최근에 생겼습니다. 중국의 수출이 별로 줄어들지 않았는데도 우리나라의 수출이 크게 줄어든 겁니다. 쉽게 말하면  중국이 우리나라 이외의 다른 곳에서 부품과 소재를 사서 쓴다 는 뜻인데요. 다른 나라가 우리나라를 대체한 게 아니라 중국이 자체 생산하는 경우가 많아져서 그렇습니다. 글로벌 500대 기업 가운데 중국기업은 2009년에는 24개 뿐이었지만 지금은 119개로 크게 늘었습니다.

 한국과 중국이 상호 의존∙보완하는 관계에서 이제 본격적으로 경쟁하는 관계로 바뀌고 있다는 신호 이기도 합니다. 우리나라의 전체 수출에서 중국으로의 수출이 차지하는 비중도 작년 26.8%에서 금년 1-7월에는 24%로 내려갔습니다. 중국의 입장에서 볼 때도 작년까지는 중국이 수입하는 물건중에 9.5%가 한국산이었으나 8.5%로 낮아졌습니다. 물론 반도체나 석유화학 제품의 가격이 올해 크게 떨어진 탓이 큽니다만, 한국과 중국 사이의 구조적 변화도 슬슬 엿보이고 있습니다.

데일리 체크

정부가 민간택지에도 분양가상한제를 적용하겠다고 지난주 발표했는데요. 분양가상한제는 새로 짓는 아파트의 분양가를 낮추는 순기능이 있지만, 신축 아파트의 공급을 줄이는 역기능도 있습니다. 때문에 아직 분양가상한제는 시행되지도 않았지만, 새 아파트들의 값이 뛰는 풍선효과가 나타나고 있습니다. 서울 강남권 신축 아파트들에서 신고가가 속속 나오고 있습니다.

주요국 금리가 하락하면서 금리 연계 파생결합증권(DLS)에서 대규모 원금 손실이 일어날 가능성이 커졌는데요. 환율과 금리, 국내외 주가지수와 연동된 파생형 사모펀드 설정액이 32조원을 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 중 4대 금융그룹 판매분만 해도 10조원이 넘습니다. 세계 경제에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파생형 사모펀드 손실 사태가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옵니다.

안전자산인 채권에 대한 선호는 높아졌습니다. 덕분에 채권지수와 연동되는 상장지수펀드(ETF)도 한 달 새 3% 이상 오르는 등 상대적으로 강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최근 한 달간 국공채 ETF에 순유입된 자금은 10% 이상 늘어났습니다.

경제 평론가입니다. MBC ‘이진우의 손에 잡히는 경제’를 진행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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