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5.수] 한국이 베네수엘라처럼 될 수 있다고?

<리멤버나우>는 최고의 경제 전문가들이 매일 아침 전하는 콘텐츠 레터입니다. 오늘의 경제 소식을 한눈에 파악하세요.

한국을 비롯한 세계 각국이 위기가 오면 금리를 낮추거나 돈을 풀어서 경기를 부양합니다. 그러다보니 “계속 돈을 풀고 쓰다 보면 한국도 베네수엘라처럼 하이퍼 인플레이션을 겪는 것 아니냐”는 의문도 나옵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지금은 그럴 가능성이 매우 낮습니다. 요즘 부자들이 ‘금괴’를 많이 산다는데 그 이유도 설명드립니다. 5월 15일 ‘리멤버 나우’입니다.

홍춘욱의 세상을 보는 눈

한국이 베네수엘라처럼 될 수 있다고?

요즘 은행 PB(Private Banking) 고객을 대상으로 하는 세미나를 다니다 보면, 가장 많이 듣는 질문이 리디노미네이션 가능성과 하이퍼 인플레 가능성에 대한 것입니다. (리디노미네이션에 대해서는 이전 리멤버 나우 글을 참조하세요)

이 소식이 중요한 이유

불황이 올 때마다 각국 정부는 금리를 극단적으로 낮추거나 돈을 찍어 경기를 부양하는 행위를 반복해 왔습니다. 최근에는 “재정적자도 전혀 고려하지 말고 돈을 막 찍어서 풀자”는 현대화폐이론(MMT)까지 지지를 받고 있습니다. 그래서 인플레에 대한 우려가 나오는 것 같습니다. 재정을 마구 풀어 쓴 베네수엘라에서 발생한 하이퍼 인플레이션의 예를 들며 한국에서도 발생 가능성을 경고하는 목소리도 있습니다.

만약 발생한다면 경제 전반에 영향을 끼치는 문제인 만큼 왜 발생하는지, 한국에서의 발생 가능성은 어느 정도인지 파악해 둘 필요가 있습니다.

이코노미스트입니다. 경제연구소와 금융기관, 그리고 연기금에서 경제를 분석하고 예측하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데일리 브리프

부자들이 금괴를 사는 이유

화폐 단위를 바꾸는 리디노미네이션이 실제로 시행될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금을 사두는 부유층들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이들은 왜 금을 사려고 할까요.

혹시 리디노미네이션 때문에 금을 찾는 이들이 많아서 금값이 오를 수 있다고 판단했다면 그건 착각입니다. 금값은 국제 공통이기 때문에 우리나라에서 일부 수요가 늘어난다고 국제 금값 자체가 움직이긴 어렵기 때문입니다.

리디노미네이션으로 인한 물가 상승을 예상하고 실물자산으로 옮겨타려는 생각이라면 실물자산 중에 금을 투자 대상으로 선택한 것이 일리가 있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굳이 금괴같은 실물 금을 보유해야 할 이유는 없습니다.

금통장이나 KRX 금거래소에서 매수한 금을 계좌에 담아놓기만 해도 충분하니까요. 굳이 실물로 바꾸려면 부가세 등을 내야 해서 오히려 수익률은 낮아집니다.

그러나 금 실물을 가져야 할 필요가 있을 수도 있습니다. 리디노미네이션이 시행되면 현재의 현금을 새로운 화폐로 바꿔야 하는데요.  그때 무기명 무제한으로 바꿔주지 않고 개인별로 제한을 두는 등의 조치가 동반될 경우 검은 돈을 현금으로 많이 보유한 부유층 들은 갖고 있는 현금이 휴지조각이 될 수도 있기 때문에 그 현금을 지금 금 실물로 바꿔놓고 나중에 그걸 팔아서 쓰겠다는 생각을 할 수는 있겠습니다 .

결국 지금 금 실물을 사겠다는 분들 중에 그 선택이 합리적인 것으로 분류되는 경우는 떳떳하지 못한 현금을 많이 갖고 있는 분들 말고는 없는 셈입니다.

미국, 한국차에 관세폭탄?

미국이 한국산 자동차에 대해 25%의 관세를 매길 가능성이 높습니다. 미국으로 수입되는 자동차와 자동차 부품으로 인해 미국의 자동차 업체들이 피해를 보고 있고 그게 미국의 안보에 영향을 준다는 판단 때문인데요. 미국의 무역확장법(232조)에 따르면 이런 경우에 수입량을 줄이기 위해 최대 25%의 관세를 부과할 수 있게 되어 있습니다.

업계에서는 이런 움직임이 일본산 자동차를 겨냥한 것이긴 하지만 한국산 자동차 역시 예외를 둘 명분이 크지 않다는 점에서 결과를 예의주시하고 있습니다. 만약 25%의 관세가 부과되면 사실상 미국 수출이 어려워지게 되는데요.  기아차 광주공장의 경우 전체 생산물량의 절반 가량이 미국으로 수출되고 있어서 타격이 클 것으로 예상 됩니다.

관세 부과 vs 위안화 가치 하락

중국돈 위안화의 가치가 1달러=7위안 근처까지 떨어지고 있습니다. 어제 아침에 인민은행이 고시한 위안화 환율은 1달러=6.79위안으로 전일보다 0.6%가 더 올랐습니다(위안화 가치는 하락한 겁니다).

중국은 위안화 환율을 매일 인민은행이 고시하는 방식이어서 사실상 중국 당국이 환율을 정하는 시스템입니다. 1달러=6.79위안은 작년 12월 이후 가장 높은(위안화 가치는 가장 낮은) 수준입니다. 이렇게 위안화 가치가 하락하는 것은 중국 당국의 의도가 반영된 것이기도 하지만 미국과의 무역 전쟁으로 중국 경제가 흔들리는 상황에서는 어쩌면 당연한 현상이기도 합니다.  우리나라 돈 원화의 가치가 요즘 가파르게 떨어지는(환율이 올라가는) 이유에도 위안화 가치의 하락이 자리잡고 있습니다 . 우리나라와 중국의 경제는 상호 보완적이어서 중국이 어려워지면 한국의 수출도 마찬가지로 어려워지기 때문입니다.

중국의 위안화 가치가 이렇게 계속 하락하면 미국이 매기는 관세가 힘을 발휘하기 어려워집니다. 예를 들어 1달러에 팔던 중국산 장난감이 20%의 관세를 부과받으면 그때부터는 0.8달러로 수출해야 소비자 가격을 겨우 유지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1달러=6위안일때는 장난감을 팔아 버는 돈이 6위안이지만 1달러=7위안일때는 그 장난감을 0.8달러에 팔아도 5.6위안을 받을 수 있습니다. 관세를 20%나 부과받았지만 실제 피해는 7%(6위안과 5.6위안의 차이) 안팎에 그치게 됩니다.

그래서  중국과 미국의 경제전쟁이 수그러드는지 여부는 달러-위안화의 환율만 지켜보고 있어도 어느 정도는 알 수 있습니다 . 중국이 계속 위안화 가치를 떨어뜨린다면 미국과 계속 대립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내는 신호가 되기 때문입니다.

아이폰 가격이 오른다?

미-중 무역전쟁의 피해자가 아이폰 사용자가 될 것이라는 소식입니다. 현재 아이폰은 거의 전부 중국에서 생산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미국은 “중국산 제품에 25%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압박하고 있습니다. 구체적으로 ‘어떤 품목’에 관세를 매길지는 밝히지 않았지만, 전문가들은 ‘전 품목’으로 확대될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습니다.

이 경우 아이폰 가격이 현재보다 20만원 정도 비싸지게 됩니다. 일차적으로 미국에 수출되는 부분만이지만, 애플이 국가별로 제품 가격을 크게 다르게 매기지는 않을 것이기에 결과적으로 전 세계 애플 제품 가격이 오를 수 있습니다.  ‘관세 전쟁’의 부담은 결국 소비자에게 전가될 수 있다는 분석입 니다. 아이폰 뿐이 아니겠지요.

경제 평론가입니다. MBC ‘이진우의 손에 잡히는 경제’를 진행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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