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4.월] 아무나 은행하는 시대, 괜찮을까요

<리멤버 나우>는 리멤버와 분야별 최고 수준의 경제 전문가들이 함께 만드는 ‘데일리 경제 콘텐츠 레터’ 입니다.

정부가 금융결제망을 핀테크 기업에게도 열어주기로 했습니다. 이 말은 아무나 ‘은행’이 될 수 있다는 말입니다. 핀테크 기업의 혁신을 돕겠지만, 우려되는 부작용도 있습니다. 전세수요는 많아지는데 값은 내려가고 있는 ‘이상 현상’에 대해서도 설명드립니다. 3월4일 ‘리멤버 나우’ 입니다.

이진우의 익스플레인 나우

아무나 은행하는 시대, 괜찮을까요

정부가 은행의 <금융결제망>에 핀테크 기업들도 참여할 수 있도록 문을 열기로 했습니다.  금융결제망은 은행들만 들어가서 거래할 수 있는 일종의 회원제 클럽같은 거라서 거기에 누구나 들어갈 수 있게 되면 본질적으로 “누구나 아무나 은행을 할 수 있는 시대” 가 됩니다. 그렇게 되면 소비자들에게는 어떤 변화가 생길까요.

이 소식이 중요한 이유

핀테크는 다양한 형태로 구현되지만 그 본질은 A의 주머니에서 B의 주머니로 돈을 옮기는 방법을 보다 저렴하고 혁신적인 방법으로 해내는 것입니다. 핀테크 기업들이 이런 방법을 고민하다보면 그 과정에는 항상 “A은행에서 B은행으로 돈을 옮긴다”는 절차가 있는데요.

우리는 여윳돈을 은행 계좌에 넣어놓고 살기 때문에 이 절차는 피해갈 수 없게 되어 있습니다. 그런데  은행 송금에는 늘 송금수수료 몇백원이 반드시 발생하다보니 과거의 방식보다 더 저렴하며 혁신적인 방법이라는 게 존재하기 어려웠습니다.  토스같은 유명한 핀테크 업체들도 투자자들의 투자금으로 고객들의 송금수수료를 대납해주며 버티는 ‘비혁신적인’ 방법으로 서비스를 키워갔습니다.

그건 계좌간 송금이라는 결제의 핵심 인프라(금융결제망)를 소수의 은행들이 틀어쥐고 있었기 때문인데요. 그러나 앞으로는 이 인프라를 누구나 저렴하게 활용할 수 있게 됩니다. 그에 따라 수수료가 싼 다양한 송금 결제 서비스가 등장할 가능성이 커졌습니다.

그러나  그 반대급부로 은행간 송금의 보안과 사고의 가능성도 커집니다.  세상에 공짜는 없으니까요.

데일리 브리프

전세 수요 많아지는데 값은 떨어지는 이유

전세 수요는 점점 많이지는데 전셋값은 오히려 떨어지고 있습니다. 집값이 오르지 않는 시기에는 전세값이 슬슬 오르기 시작하는 게 일반적 입니다. 집주인이 되려고 하지 않고 세입자가 되려고들 하니 세입자 되기 경쟁률이 치열해지고(전세수요 증가) 집주인은 줄어드니 전세공급은 감소하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이런 규칙이 적용되지 않는 예외 상황이 몇가지 있습니다. 첫째는 대출 규제가 심할 때입니다. 대출 규제가 심할 때  집주인이 집을 사는, 또는 그 집을 담보로 목돈을 빼는 방법은 전세가 유일합니다. 전세 공급이 늘어날 수 밖에 없습니다 .

둘째는 주택의 공급(입주)이 계속 늘어날 때입니다. 집값이 오르지 않으면 전세가 오른다는 규칙은 공급이 제한적이어서 선택지가 많지 않을 때 생기는 양자택일 상황일 때 적용됩니다만,  서울의 일부 지역처럼 입주 물량 공급이 많아지면 전세값은 하락 합니다.

전세는 월세와 달리 몇달 공실로 비워두면서 임차료가 오르길 기다릴 수 있는 상황이 아닌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앞선 세입자의 보증금을 빼줘야 하거나 입주 잔금을 마련해야 하는 경우가 그렇습니다. 역시 대출 규제가 강한 경우와 같은 맥락입니다)

임대사업자 하기 점점 힘들어진다

주택임대사업자는 양도소득세나 종부세 등에서 세금 혜택을 받지만 몇가지 의무와 규제도 있습니다. 대표적인 것이 5% 이상 임대료 인상이 어렵고 정해진 기간(5년~10년)동안 세입자를 바꾸지 못하는 겁니다. 여기에 또 하나의 규제가 하나 더 생겼습니다. 월세 세입자를 전세로, 전세 세입자를 월세로 바꾸는 게 세입자 동의 없이는 안되는 규정입니다.

물론 월세나 전세로 바꾸면서 터무니없는 전환율을 적용하는 건 그 이전에도 금지됐습니다만, 월세나 전세의 전환 자체도 세입자 동의가 없으면 어려워집니다. 갑자기 월세를 전세로 바꾸거나 전세를 월세로 바꾸면 세입자가 그 집에 계속 살기가 어려워지니 세입자 입장에서보면 당연하고 타당한 규제입니다.

이런 정책의 단점은 주택임대사업자를 하는 불편함이 더 생긴다는 겁니다. 주택임대사업을 이미 시작한 경우는 주택임대를 시작할 때는 예상하지 못한 소급입법 논란도 생깁니다. 전세를 월세로 월세를 전세로 바꾸는 게 꼭 세입자를 괴롭히기 위해서가 아닌 임대인의 형편이나 사정에 따른 것일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이런 불편함으로 주택임대사업자가 줄어들면 5% 이상 임대료를 올리지 않는 안정적인 임대주택도 함께 줄어듭니다 .

집주인의 횡포를 막는 방법은 이렇게 전환을 금지하는 방법도 있겠지만, 세입자들에게 월세 전세 전환을 위한 금융지원을 해주는 방안도 있습니다. 월세로의 전환이 특히 부담스러우면 임대사업자에게 적용하는 전월세 전환율을 달리 정하는 것도 방법일 수 있겠습니다.

한국에선 왜 친환경차가 잘팔릴까

 

지난해 우리나라에서 팔린 전기차 수소차 하이브리드차 등 친환경차가 전체 승용차의 8.2%로 전년대비 비중이 크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친환경 자동차가 먼저 도입된 유럽이나 미국보다 점유율이 높습니다.

국민들의 환경의식 덕분이라기 보다는 정부가 지급하는 보조금이 많아서 전기차의 장점을 다른 나라들보다 저렴한 가격으로 즐길 수 있기 때문일 겁니다. 우리나라는 해외에 비해 전기차나 수소차에 지급하는 보조금이 많은 편인데,  친환경 자동차 보급을 위한 불가피한 비용이라는 주장과 전기차를 구매하고 유지할 수 있는 부유층을 위한 역진적인 정책이라는 반론이 맞서고 있습니다 .

우리나라에서 보조금을 받고 출시된 전기차가 해외로 수출되면서 보조금이 샌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해외로 수출된 물량이 많지는 않겠지만 전기차 수요는 국내외를 막론하고 많으나 실제 판매량은 보조금이 얼마나 되느냐에 따라 달라진다는 걸 보여주는 사례입니다.

카드 수수료와 회사 크기의 상관관계

신용카드 가맹점 수수료를 대형마트나 자동차 회사 등 대기업들이 좀더 내야 하느냐를 놓고 논란이 뜨겁습니다. (카드사들이 대형마트, 자동차 회사, 통신사 등 큰회사 들로부터 카드 수수료를 더 받겠다고 했습니다. 정부가 “중소상인한테 받는 카드 수수료를 낮춰라”라고 했더니 “그럼 대기업한테는 올려 받을께”라고 카드사가 응해서 “그러라”고 한 상황입니다. 그런데 ‘큰회사’들은 반발하고 있는거죠)

대형마트들은 “신용카드 결제 건수가 많아 건당 결제비용이 낮을 수 밖에 없는 대형 마트가 낮은 수수료를 적용받는 게 뭐가 문제냐”는 반론을 펴고 있습니다만, 그게 낮은 원가 때문이 아니라 대형 마트가 신용카드사의 큰 고객이라는 지위를 활용한 협상력 때문이라는 게 정부의 시각입니다.

대형마트 쪽은 “그 협상력이라는 것도 결제 건수가 많아서 건당 결제비용이 낮아질 수 있는 원가 경쟁력에서 나오는 것”이라고 반박합니다만, 대형마트가 왜 구멍가게보다 수수료를 싸게 내느냐는 불만을 해소하긴 어려워보입니다. ( 우리도 일반적으로 경험하는 상거래에서 대량 구매시 할인을 받는 경우가 많은데요. 그게 자연스러운 구매방식이냐 아니면 대량구매자라는 지위를 악용한 불공정거래냐의 논란 입니다.)

자동차업체들과의 수수료 다툼은 약간 다른 맥락입니다. 대형마트에서 사는 물건은 카드수수료가 얼마든 고객이 지불하는 가격은 아무 관계가 없지만, 자동차를 살 때 카드로 긁으면 카드사가 자동차 회사로부터 받는 신용카드 가맹점 수수료를 고객에게 일부 돌려줍니다. (카드사가 고객의 카드 대금을 대신 갚아주는 캐피탈사에게 이 수수료의 일부를 지원해서 고객의 대출금리를 낮춥니다)

 자동차 업체들은 수년 전 이런 편법으로 인해 손해를 볼 수는 없다면서 가맹점 수수료를 아주 낮게 하거나 아니면 카드를 안받겠다고 나서서 결국 저렴한 수수료로 합의 를 했습니다. 그러나 이렇게 낮아진 수수료가 최근 다시 도마위에 오르면서 또 한 번 충돌하는 상황입니다.

Quote of the day

고성장 시대에는 차별성이 별로 중요하지 않았어요. 뭘 하든 수익이 났습니다. 지금은 저성장 시대잖아요. 꼼꼼하지 않으면 수익이 안 납니다. 디테일이 없는 큰 그림은 사상누각에 불과해요.

‘증권업계 최초의 여성 CEO’인 박정림 KB증권 사장이 한 말입니다. 그는 존경하는 CEO로 아마존의 제프 베조스를 들며 “그도 고객에 집착하는데 우리가 집착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고 설명했습니다.

박 사장은 ‘선굵은 CEO’보다는 ‘쫀쫀한 CEO’를 지향한다고 합니다. 저성장 시대에 알맞은 CEO상은 어떤 모습일까요?

경제 평론가입니다. MBC ‘이진우의 손에 잡히는 경제’를 진행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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