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8.월] 실업자가 늘어난 진짜 이유

<리멤버 나우>는 리멤버와 분야별 최고 수준의 경제 전문가들이 함께 만드는 ‘데일리 경제 콘텐츠 레터’ 입니다.

실업률이 높아지고 실업자가 늘어나서 다들 “경제가 엉망이 됐다”고 합니다. 정말 “경제가 엉망이 돼서 실업자가 늘어난 것인지” 살펴봤습니다. 암호화폐를 사기라고 부르던 CEO(제이미 다이먼)가 있는 JP모건이 암호화폐를 만든 이유도 정리했습니다. 2월 18일 ‘리멤버 나우’ 입니다.

이진우의 익스플레인 나우

실업자가 늘어난 진짜 이유

지난달(1월)의 실업자수가 1년전보다 20%나 늘어나고 실업률도 4.5%로 8년만에 최악의 수치를 기록했습니다. 6개월 이상 일자리를 못찾은 장기실업자도 15만5000명으로 1년 전보다 8000명 늘었다는 소식도 들립니다.

이런 현상의 원인을 “경기가 안좋은데다 최저임금도 올라가고, 그러니 일자리도 더 안생기고, 그러니 경기는 더 안좋아지는 설상가상의 악순환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라고 단정하기도 합니다. 그런 면이 없지는 않지만,  그렇게 원인을 뭉뚱그리기보다는 하나하나 차근차근 나눠서 살펴보는 것도 필요할 것  같습니다.

이 소식이 중요한 이유

고용지표는 수십수백가지의 경제지표 가운데 가장 중요한 수치이자, 경제정책의 최종 목표이기도 합니다. 우리가 골치 아프게 경제 지표를 들여다보고 정책을 고민하는 궁극적인 목적도 생각해보면 일자리를 하나라도 더 만들어서 사람들이 좀 더 풍족하고 윤택한 생활을 하게 만들기 위함입니다.

 그러므로 일자리 지표가 어떻게 나오고 있느냐는 우리 경제의 건강 검진 결과중에 가장 중요한 항목 입니다. 고용지표가 나빠지는 원인과 대책을 잘 살피면 재테크의 측면에서 전략을 짜기도 좀 더 용이해집니다. 한국은행이 금리를 어떻게 조정할지, 정부가 추경(예산을 새로 짜서 정부 지출을 더 늘리는 것)을 할지 여부도 매월 발표되는 고용지표를 통해 추측해볼 수 있기 때문입니다.

데일리 브리프

미국이 ‘국가비상사태’가 된 이유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국가비상사태를 선포했습니다. 이유는 멕시코와 미국 사이의 국경에 장벽을 세우기 위해서입니다. 처음에는 장벽 세울 예산을 의회에 요청했지만 민주당이 장악한 의회는 그 예산을 주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국가비상사태를 선포하면 긴급한 사안일 경우 의회의 허락없이 예산을 쓸 수 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멕시코 국경을 넘어오는 난민들이 국가 안보에 위험을 가하는 요인이라는 주장입니다.  민주당이 장악한 의회와 협상을 하는 것은 불가능하지만 난민 방어 장벽을 쌓는 것이 정치적으로는 지지자들을 집결시키기 유리하다는 판단으로 밀어붙이는 중 입니다. 미국 정치권에서는 계속 소음이 들려올 것 같습니다.

우리나라도 비슷한 경우가 꽤 있었습니다. 4대강 개발 비용을 예산안에 넣어 야당과 합의하지 않고 수자원공사가 부채를 끌어와서 그 돈으로 4대강 개발을 했던 것이나, 예비타당성조사를 면제하고 필요하다고 판단하는 사업을 정치적으로 밀어붙이는 것 등입니다. 트럼프의 국가비상사태 선포와 비교하면 합법적인 조치이지만 꽤 논란거리가 된다는 공통점을 갖습니다.

편의점 고객이 늘어난다

편의점에서 장을 보는 1인 가구가 늘어나며 편의점 신용카드 소액결제도 늘고 있습니다. 지난해 연간 편의점 신용카드 사용액은 8조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8조원을 넘어서는 것은 2010년 통계를 집계한 이후 처음입니다.

편의점에서 간편식으로 식사를 해결하는 사람이 늘어난 것과 더불어, 편의점 점포 수가 늘어난 것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됩니다. 지난 5년간 국내에서 편의점은 1만 여개가 늘었습니다.

가구 전문가는 자동차 업체에서 뭐 하고 있을까

미국의 자동차 명가 포드는 2017년 짐 해킷이라는 사람을 최고경영자로 임명했습니다. 시장에서는 의외라는 평가가 나왔는데, 왜냐하면 해킷은 자동차 업계에서 한번도 일한 적이 없는 사람이기 때문입니다. 그는 사무용 가구로 유명한 ‘스틸케이스’라는 회사에서만 30년을 일했습니다.

왜 포드는 ‘의자, 책상’ 만들던 사람에게 차 만드는 일을 시켰을까요?  앞으로는 차가 ‘엔진과 바퀴’의 조합이라는 정의보다는, ‘의자와 책상’이라는 정의에 더 가까워 질 가능성이 높기 때문 입니다. 자율주행 시대가 되면 사람들은 핸들 자체를 잡지 않게 될 것이기 때문에, ‘부드러운 핸들링’ 보다는 ‘편안한 의자’를 더 중요하게 생각할 수도 있습니다.

이를 좀 더 이론적으로 말하면 자동차라는 공간에서 ‘사용자 경험(User eXperience)’이 더 중요해 진다는 얘기입니다. 이는 차의 구조에도 많은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예를 들면, 지금은 회장님용 차가 아니면 ‘운전석’이 설계의 중심인데 앞으로는 앉아서 일하고 시간을 보낼 수 있는 뒷좌석이 설계의 중심이 될 수 있는 것이죠. 해킷이 포드를 어떻게 변화시키고 있는지를 소개한 기사(영문)가 있어서 소개합니다. 자동차 업계 분이 아니더라도, 세상의 흐름을 느끼는 데 도움이 되실 것 같습니다.

JP모건이 암호화폐를 발행한 이유는

제이미 다이먼 JP모건 CEO

암호화폐들의 시장 가격은 내리막세인 와중에 미국의 JP모건이 자사의 암호화폐를 발행했습니다. JP모건의 CEO 제이미 다이먼은 “암호화폐는 사기”라고 말했던 사람입니다. 세계적으로 권위를 인정받는 은행이 처음으로 발행한 암호화폐라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습니다. 화폐의 가장 중요한 가치가 ‘신뢰’라는 측면에서 더욱 그렇습니다.

다만 JP모건의 암호화폐는 누구나 살 수 있는 건 아닙니다. 승인받은 사람만 참여할 수 있는 ‘프라이빗 블록체인’ 상에서 코인을 발행했기 때문입니다. 이 코인은 주로 기업들 간의 결제, 청산 거래에 이 코인을 이용할 것이라는 설명입니다. 기업들 간에는 큰 돈이 오고가는데, 해외 송금일 경우에는 몇일 이상 시간이 소요됩니다. 그러나 쌍방의 합의하에 암호화폐로 송금하면 몇 초면 할 수 있습니다.  즉 이 암호화폐는 시장에 내놔 가치를 올리는 용도가 아닌, JP모건이 중재하는 거래들을 더 빠르고 효율적으로 하는데 쓰인다는 얘기 입니다. 그러므로 JP모건이 암호화폐를 발행했다고 해서, 시중에 거래되는 암호화폐들의 가치가 올라갈 것을 기대하면 안될 것 같습니다.

Quote of the day

그는 알 수 있을 법한 모든 것을 배우는 데 흥미를 느꼈다. 모든 분야를 이해하려는 열망은 창조를 가로지르는 패턴을 볼 수 있게 도왔다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서거 500주년을 기념해 그의 전기를 쓴 월터 아이작슨이 한 말입니다. 아이작슨은 스티브 잡스의 전기를 쓴 것으로도 유명한 전기 작가입니다.

다빈치는 인류 역사상 손꼽히는 천재로 알려져 있지만, 아이작슨은 그가 수학이나 과학 분야에서 초인적인 능력을 가진 천재는 아니었다고 설명합니다. 다만 정말 많은 분야에 호기심이 강했다고 합니다.

요즘은 점점 분야별 전문성이 없어지고 융합형 인재가 필요한 시대라고 합니다. 다빈치 같은 인재가 필요한 때 일수도 있습니다. 아이작슨은 “호기심은 우리도 열망할 수 있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경제 평론가입니다. MBC ‘이진우의 손에 잡히는 경제’를 진행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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