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금] 미국 경제의 불안요소

<리멤버 나우>는 리멤버와 분야별 최고 수준의 경제 전문가들이 함께 만드는 ‘데일리 경제 콘텐츠 레터’ 입니다.

미국이 금리를 동결했습니다. 괜찮은 것으로 알려진 미국 경제의 이면에는 ‘불안요소’가 있기 때문입니다. 편의점은 명절에 쉬어도 될까요, 안될까요? 2월 1일 ‘리멤버 나우’ 입니다. 회원님들 모두 즐거운 명절 보내세요.

홍춘욱의 시장을 보는 눈

미국 경제의 불안요소

1월 30일(현지 시간 기준) 열린 미 연방공개시장위원회(이하 FOMC)에서 연준은 정책금리를 2.50%로 동결했습니다. 이건 예상했지만  더 주목할 만한 것은 통화정책 보도문에서 ‘점진적 금리인상’이라는 문구를 삭제 했습니다. 참고로 연준은 2015년 12월 기준금리를 인상하면서부터 이 문구를 계속 유지했습니다. 연준이 급작스럽게 태도를 바꾼 이유는 어디에 있을까요?

미국이 금리 인상을 멈춘 이유: 물가가 오르지 않는다

제가 보기에 몇 가지 이유가 있는 것 같습니다. 가장 큰 것으로는  물가 압력이 약화된 것을 들 수 있습니다.  미 연준은 개인소비지출 물가 상승률 2.0%를 목표로 하고 있는데, 최근 이 목표에 계속 미달 하고 있습니다. 미국 경제가 그 동안 좋았음에도 물가가 오르지 않았던 이유는 다음의 두 가지 요인에서 찾을 수 있습니다.

 하나는 달러강세, 다른 하나는 낮은 경제활동참가율  입니다. (경제활동참가율의 정의는 이 링크를 참조하세요)

이코노미스트입니다. 경제연구소와 금융기관, 그리고 연기금에서 경제를 분석하고 예측하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데일리 브리프

마침내 합의한 ‘광주형 일자리’

일자리는 기업의 수요가 있을때 기업에 의해 만들어집니다. 기업이 만들어내고 싶지 않은 일자리를 다른 사람이 억지로 만들 수는 없다는 의미입니다.

광주형 일자리는 이 규칙을 깨뜨린 첫 케이스입니다.  가만히 놔두면 안생겼을 일자리를 정부가 중간에서 돈을 투입해서 “민관합작 일자리”를 만든 게 광주형 일자리 입니다. 현대차가 일감을 대고(돈도 조금 대고) 광주시와 정부는 꽤 많은 돈과 근로자들에 대한 혜택을 제공하고 그 대신 근로자들은 기존 자동차 공장보다는 낮은 임금에 만족하는 것으로 합의를 이뤄냈습니다.

끝까지 이슈로 남아있던 <5년동안은 임금투쟁 안하기>는 <가능하면 안하기>로 합의했습니다. 이 뉴스는 이 광주형 일자리의 남은 숙제들을 정리한 기사입니다

편의점은 명절에 놀아도 될까

편의점들도 장사가 잘 안되는 심야나 누구나 쉬는 명절에는 문을 닫아도 되느냐 안되느냐. 이건 아주 간단한 이슈같지만 이 고민의 답은 의외로 아주 복잡한 이해관계의 조정이 필요합니다.

그 이유는  편의점이 편의점 본사와 점주가 돈을 섞어서 동업을 하는 구조이기 때문 입니다. 동업의 방식은 점주는 노동력과 임차료를 내고 본사는 상품구입력과 인테리어비를 내서 이익을 나눠갖는 구조인데요. 점주는 돈(가맹비)과 시간을, 본사는 돈(인테리어비)과 운영시스템을 출자한 것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그리고 나서 생기는 이익을 약 7(점주)대 3(본사)으로 나눠갖습니다.

 편의점 본사가 부담하는 인테리어 비용이나 운영시스템 비용은 가맹점이 늘어날수록 가맹점당 비용이 줄어들지만 점주는 열심히 한다고 수익이 늘어나는 구조는 아니라는 게 차이 입니다.

이 상황에서 점주가 심야나 명절에 문을 닫고 쉬면 본사는 “왜 우리는 약속대로 휴일과 심야에도 <운영시스템>을 계속 돌리는데 점주는 왜 약속한 <시간>을 투입하지 않느냐”고 항의합니다. 쉬고 싶을 때 쉬지도 못하고 폐업도 마음대로 못한다는 이른바 노예계약은 이런 ‘동업구조’ 때문에 생기는 것입니다. (5년은 할 걸로 예상하고 인테리어비용을 본사가 냈는데 그 전에 폐업을 하자고 하면 본사는 그 손해를 배상하라고 할 수 밖에 없는 구조죠) 그러나  명절에도 쉬지 못하고 적자가 심한 매장도 심야에 계속 인건비를 투입해야하는 건 가혹한 계약조건이므로 그런 계약조건은 없애라는 게 공정위의 ‘권고 사항’ 입니다.

권고사항이지만 사실상의 규정이므로 명절에 쉬는 편의점이나 심야에 문을 닫는 편의점이 앞으로는 늘어날 겁니다. 적자가 심하면 계약기간 도중에도 점포를 그만둘 수 있도록 계약조건을 바꾸는 것도 가능하게 될겁니다.  그러나 이로 인해 편의점을 새로 창업하려는 분들이 내야 하는 비용은 더 늘어날 수 있습니다.  편의점 본사들은 그런 변수가 생길 경우에 부담해야 하는 비용을 모든 편의점주들에게 골고루 부담시킬 것이기 때문입니다.

편의점 본사들끼리 점주 유치 경쟁을 벌이지 않는다면 명절에 쉬고 야간에 문을 닫아서 생기는 매출 손실은 전국의 편의점 점주들이 골고루 나눠서 조금씩 부담하는 결과를 가져옵니다.  그래서 갑을문제의 해법은 ‘갑의 숫자를 늘려서 갑들끼리 경쟁하도록’ 하는 게 최선이자 유일한 대안 입니다.

세계 1, 2위 조선업체 합병

조선업체 1위 2위 3위가 모두 한국기업인 건 아시죠?  1위 현대중공업이 2위 대우조선해양을 인수하는 걸 적극 검토 하기로 했습니다. 대우조선해양은 정부가(엄밀히 말하면 산업은행이) 55.7% 지분을 갖고 있습니다.

IMF외환위기 당시 쓰러진 대우조선해양을 정부가 인수해서 지금까지 운영하고 있었는데 우리나라 조선업체가 3곳이나 되다보니 수주전에서 늘 치열하게 경쟁을 하고 그 결과 낮은 가격에 낙찰받는 악순환이 계속됐습니다. (기업이 망하지 않고 계속 인위적으로 유지될 경우에 생기는 전형적인 부작용입니다)

현대중공업이 대우조선해양을 인수하면 이런 과열경쟁도 줄어들고 정부가 대우조선해양을 인수할 때 투입한 공적자금도 회수할 수 있습니다. 세계 1위 2위 업체의 합병에 따른 독과점 이슈 등이 남은 걸림돌입니다.

신도시는 모두 국공립유치원

3기 신도시의 유치원들은 모두 국공립유치원으로 지어서 운영하기로 정부가 결정했습니다. 비용이 들긴 하지만 그렇게 하는 것이 유치원을 투명하게 운영하는 데 도움이 된다는 판단 때문입니다. 앞으로 3기 신도시에는 사립 유치원은 문을 열지 못합니다. 유치원은 정부가 그 지역의 수요와 공급을 파악해서 설립을 <허가>하는 구조이기 때문입니다. 유치원에 다닐 아이들의 숫자에 맞춰 국공립유치원을 지으면 사립 유치원은 허가를 내줄 이유가 없습니다.

 사실은 우리나라의 유치원을 이렇게 모두 국공립으로 짓고 운영하는 게 정석 입니다. 애초부터 사립유치원을 허용한 것이 잘못입니다. 물론 사립유치원들이 시장원리로 경쟁을 하면 더 나은 교육 프로그램과 환경을 제공하는 경쟁을 벌일 수도 있지만 우리나라는 그게 안됩니다.  사립유치원의 숫자를 제한하고 보호해주는 제도 가 있기 때문입니다.

정부는 수요에 비해 유치원 공급이 많으면 아이들을 못모으는 유치원이 생기고 그 유치원은 운영이 어려워 교육 내용이 부실해질 수 있다는 걱정때문에  사립유치원도 유치원생이 넘치는 곳에만 제한적으로 <허가>합니다.  그러니 사립유치원들은 경쟁을 할 필요가 없는 구조입니다. 품질 경쟁이 필요없게 된 사립유치원은 당연히 운영비를 줄이고 이익을 늘리려는 시도를 하게 됩니다.

그럼에도 사립유치원을 허가하고 심지어 모집 경쟁까지 차단해준 이유는 공립유치원으로 모든 아이들을 돌볼만한 예산이 없기 때문이었습니다. 자유로운 경쟁을 허용할 게 아니라면 모두 국공립으로 가는 게 옳은 방향입니다.  이 뉴스는 “그렇게 할 예산을 투입하기로 했으며 그럴만한 재정여력이 지금은 있다”는 게 요지 입니다.

경제 평론가입니다. MBC ‘이진우의 손에 잡히는 경제’를 진행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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