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17.월] 프랑스 ‘노란조끼’와 한국 ‘국민연금’의 연결고리

<리멤버 나우>는 리멤버와 ‘손에 잡히는 경제’ 진행자인 이진우 경제전문기자가 함께 만드는 ‘데일리 경제 콘텐츠 레터’ 입니다.

‘노란조끼’ 시위는 먼 나라 프랑스의 일이지만, 한국에도 주는 여러가지 시사점이 있습니다. 서울시내 아파트가 내년엔 ‘평균 20살’이 되면서 노후화에 대한 불안감이 커지고 있습니다. 12월17일 ‘리멤버 나우’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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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노란조끼’와 한국 ‘국민연금’의 연결고리

프랑스에서 불거진 노란조끼 시위는 서민들의 주머니를 가볍게 만드는 유류세 인상이 도화선이 됐지만 근본 원인은 서민 경제에 대한 불만이었습니다. 정부가 어떻게든 서민들을 먹여 살려야 하지 않느냐는 요구입니다.  그리고 이 시위는 유럽을 해체시키는 쪽으로 에너지를 응축 시키고 있습니다.

이 소식이 의미있는 이유

이 문제는 선진국 후진국 가릴 것 없이 세계 각국 정부들이 공통적으로 갖고 있는 고민거리입니다. 프랑스처럼 대규모 시위로 이어지는 경우가 있기도 하고 다행히 그렇지 않은 경우도 있을 뿐입니다.

뾰족한 답은 없는 문제입니다. 일자리가 있어야 서민들은 먹고 사는데 그 일자리는 기업을 비롯한 고용주, 이른바 부유층들이 주로 만들어내다보니 부유층이 적극적으로 투자를 하고 사업을 하도록 우호적인 분위기를 유도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그러나 부유층에게 우호적인 정책은 서민들의 분노를 촉발합니다. 노란조끼 시위도 그렇게 시작됐습니다.

 세계 모든 국가들이 공통적으로 안고 있는 문제이긴 하지만 이 문제가 유럽 국가들에게는 ‘유럽 연합 해체’라는 또 다른 고민거리로 다가오기도 한다는 게 주목할만 합니다.  서민들의 요구를 받아주다보면 그 나라가 유럽 연합에 남아있기 어려워 지기 때문입니다.

한국 역시 비슷한 문제에 봉착하고 있습니다. 국민연금이 대표적 입니다. “제대로 받으려면 제대로 내자”는 어찌보면 당연한 요청에도 국민들이 강하게 반발하는 것도 마찬가지 논리이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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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이면 서울 아파트 평균 20살

최근 서울 강남구 삼성동 대종빌딩이 붕괴 직전인 것으로 조사돼 충격을 준 적이 있습니다. 테헤란로 한복판의 빌딩이 무너지기 직전이라는 것이 근처에 근무하는 수 많은 직장인을 불안하게 했기 때문입니다.

이런 오피스 빌딩보다 더 큰 문제는 아파트라는 내용이 담긴 뉴시스의 분석기사 입니다. 내년 전국에서 최초로 서울시의 아파트 연한이 평균 20년을 넘어섭니다. 1990년대에만 500만호가 넘는 아파트가 생겼는데, 이들은 벌써 30년이 다 돼 갑니다.

녹물 등 노후화로 불편을 겪는 곳이 적지 않습니다. ‘마이카’ 개념이 지금같지 않던 시절에 지어져 주차공간이 턱없이 부족한 곳도 많습니다.  무엇보다 걱정인 것은 안전 입니다. ‘내진설계’라는 개념이 없던 시절에 지어진 아파트들은 당연히 지진에 취약 합니다.

해답은 재건축 입니다. 그러나 집값 상승을 우려하는 정부에서 좀처럼 재건축을 허가하지 않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또 재건축을 할 때는 필요한 금액을 충당하기 위해 ‘분담금’을 내야 하는데, 집집마다 사정이 달라 일관되게 분담금을 걷기도 쉽지 않습니다.

그렇다고 위험하고 살기 불편한 아파트를 방치할 수도 없습니다. 재건축으로 이익을 보는 주민들이 부담해 단지 내에 임대 아파트를 짓게 하거나, 노후 아파트를 정부에서 매입해 임대아파트로 바꾸는 방안 등이 제안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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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킨값 2만원 시대 ‘풍선효과’

프랜차이즈 치킨 값이 2만원 대에 육박하고 있습니다. 치킨값 상승으로 업체들이 가격을 올려서 치킨 한마리 가격이 1만8000원 선인 곳이 적지 않습니다. 여기에 최저임금 인상을 계기로 업체들이 배달비를 받기 시작하면서 한마리 시켜 먹으려면 2만원이 넘는 경우도 생기고 있습니다. 배달비를 받는 업장은 전체의 절반이 넘습니다.

2만원이면 한끼 식사에 부담스러운 가격입니다. 그러다보니 ‘풍선효과’도 생기고 있습니다. 편의점에서 치킨을 파는 곳이 늘어나고 있고, KFC같은 곳은 심야시간에 ‘1+1’ 행사를 해서 인기를 끌기도 했습니다. 집에서 기름없이 치킨 등 튀김 요리를 할 수 있는 ‘에어프라이어’ 판매도 급증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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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부 회계 제대로 하고 있는지, 내년부턴 ‘감사’ 받는다

외부감사법 시행에 따라 내년부터 큰 회사부터 순차적으로 내부회계 관리제도에 대한 외부 감사인의 검증이 강화됩니다. 이전에는  외부 감사인이 내부회계 관리제도를 ‘검토’만 하면 됐지만, 앞으로는 ‘감사’를 해야  합니다.

좀 복잡한데요. 풀어서 설명하면 이렇습니다. 기업은 구매를 하고 매출을 일으키고 재고를 관리하는 등의 경영활동을 합니다. 이런 활동들에 대한 재무제표를 만들고 외부 회계법인의 감사를 받습니다. 감사를 받는다는 건 쉽게 말하면, 만들어 놓은 재무제표가 이상할 경우 “이상하니 다시 해와”라고 말할 수 있는 겁니다.

재무제표를 만드는 것과 별도로 이같은 경영활동이 잘 이뤄지고 있는지, 그리고 이를 기반으로 믿을 수 있게 회계 정보가 작성되는지에 대해 회사는 ‘내부회계 관리제도 운영실태 보고서’라는 것을 써야 합니다. 이 보고서는 이 전에는 외부 감사인에게 검토만 받으면 됐습니다. 즉 외부 감사인이 회사 담당 임원한테 “혹시 문제 없나요?” 라고 이런 저런 질문을 한 뒤, 큰 문제 없으면 “OK” 하고 넘어가는 식이었습니다.

그런데  이것도 ‘검토’가 아닌 ‘감사’ 하는 식으로 바꾼다는 겁니다.  즉 외부 감사인이 경영 현장도 가 보고 세세히 검토한 뒤 이상하면 “이상하니 다시 해 와”라고 할 수 있다는 겁니다.

회사 규모에 따라 2019년부터 순차적으로 ‘검토’에서 ‘감사’로 전환합니다. 직전사업연도말 자산 2조원 이상 회사는 2019년부터 감사가 의무화되고 자산 5000억원~2조원은 2020년부터, 1000억원∼5000억원은 2022년, 1000억원 미만은 2023년부터 적용됩니다. 감사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해야 할 일들이 여럿 있으니, 회사 경영을 하시는 분들은 미리미리 준비하시는 게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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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정규직 654명 정규직으로 바꾼 나이키

나이키가 올해 국내에서 영업활동을 하고 있는 스포츠 브랜드 중 최초로 연 매출 1조원을 넘길 예정입니다. 이와 관련 나이키 관계자는 “2015~2016년 사이 매장에서 일하는 654명의 비정규직을 정규직으로 바꾼 것이 주효했다”고 설명했습니다.

단순히 매장의 ‘알바’였던 직원들이 글로벌 대기업의 정규직이 되니 이전보다 사명감을 갖고 훨씬 열심히 일할 수 있었다는 설명입니다. 인건비는 10% 늘었지만 그 이상의 효과를 봤다고 합니다. ‘팀으로 승리하기(win as a team)’라는 철학에 따른 것이라는 회사 측 설명입니다. 같은 방법이 모두에게 주효하리라는 법은 없겠습니다만, 참조할 만 합니다. 서울은 미국 뉴욕, LA에 이어 나이키 도시별 매출 3위 입니다. 관련 중앙일보 기사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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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uote of the day

다들 시장의 수요를 봐가면서 물건을 만들 때 저흰 반대였어요. 혁신적인 제품을 내놓아 수요를 창출해낸 거죠.

화장품 회사 클리오의 한현옥 대표가 한 말입니다. 아이쉐도 시장이 정체기 일때 오히려 고급 아이쉐도를 내놔 기대 이상의 성장을 일궈낸 스토리를 설명한 것입니다.

그는 올해 ‘뵈브 클리코 비즈니스 워먼 상’을 받았습니다. 뵈브 클리코는 고급 스파클링 와인 브랜드 입니다. ‘뵈브’는 미망인이라는 뜻으로, 여성은 은행 계좌조차 열 수 없었던 1800년대에 남편의 뒤를 이어 회사를 운영하고 키워낸 프랑스의 ‘마담 클리코 퐁사르당’을 기념한 이름입니다. 마담 클리코를 기리기 위해 ‘뵈브 클리코 비즈니스 워먼 상’도 운영하고 있는 것입니다.

클리오는 한 대표가 1993년 설립했습니다. 중간중간 어려움도 있었지만 지금은 연매출 700억원대의 건실한 중견기업이 됐습니다. 그는 위기를 극복한 비결을 ‘담대한 마음’으로 요약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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