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5.수] 경기 불황의 신호탄이 나타났다

<리멤버 나우>는 리멤버와 ‘손에 잡히는 경제’ 진행자인 이진우 경제전문기자가 함께 만드는 ‘데일리 경제 콘텐츠 레터’ 입니다.

미국에서 중장기 국채 금리가 단기 국채 금리보다 낮아지고 있습니다. 이건 종종 ‘대형 경기 불황’의 신호탄으로 읽혀서 주의해야 합니다. 이 때문에 어제 미국 증시도 폭락했습니다. 12월5일 ‘리멤버 나우’ 입니다.

01

경기 불황의 신호탄이 나타났다

미국의 장기금리가 단기금리보다 오히려 더 낮아지는 일이 발생했습니다. 돈을 2년간 빌리기로 할 때보다 5년간 빌릴 때 연간 이자가 더 싸다는 뜻입니다.

(일반적으로는 2년물 국채 금리와 10년물 금리가 역전될 때 장단기 금리 역전이라고 합니다만 이 두 금리도 0.15% 포인트까지 차이가 줄었습니다)

 상식적으로는 말이 안되는 일이죠. 집이나 가게를 임차할 때도 5년 계약을 하자고 하면 2년 계약보다 월세를 더 높여서 부르는 게 일반적인데 오히려 5년 계약일 때 월세가 더 싸다는 뜻 입니다.

이 소식이 중요한 이유

이런 일은 “앞으로는 월세가 더 내려갈 것 같을 때만” 생깁니다. 지금 월세는 30만원이지만 2년 후에는 20만원이 될 것 같으면 “2년 계약하면 30만원이지만 5년 계약을 하면 28만원만 받을게요”라고 할테니까요.

금리도 마찬가집니다. 앞으로 금리가 더 내릴 것 같을 때는 장기금리가 더 낮아집니다. 바꿔 말하면 장기금리가 더 낮다는 건 시장에서 (마치 월세가 낮아질 걸로 예상하는 집주인처럼) 앞으로 금리가 더 낮아질 것으로 본다는 의미입니다.

02

올해 성장률 목표 달성 못하나

지난 3분기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이 0.6%를 기록했습니다. 정부의 올해 성장률 목표치인 2.9%는 물론, 한국은행 예상치 2.7%도 달성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입니다.

 건설투자와 설비투자가 전분기 대비 대폭 감소했습니다.  건설투자는 전분기 대비 6.7%감소하며 1998년 외환위기 이후 최대 감소폭을 기록했습니다. 설비투자도 올해 2분기 까지 이어진 반도체 투자 이후 이렇다할 동력이 없는 상태입니다. 내수도 부진했습니다.

반면 한국 경제의 대들보인 수출은 건실했습니다. 3분기 수출 증가율은 3.9% 였습니다. 재정지출 덕에 정부 소비도 1.5% 늘어났습니다. 4분기에 전기대비 0.84~1.21%는 성장해야 올해 2%후반대의 성장률을 기록할 수 있습니다. 미-중 무역전쟁 등 악재가 많아 쉽지 않은 목표입니다.

03

뭐든지 트럼프 마음대로

요즘 국제 정세를 보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마음대로 돌아가는 것 아니냐는 생각까지 듭니다. 몇 가지 정황을 보면 그렇습니다.

지난 3일 카타르는 OPEC을 탈퇴했습니다. 사우디아라비아와의 정치, 종교적 갈등이 이유 입니다. 중동 국가들 끼리 싸움에 ‘승자는 트럼프’라는 분석이 나옵니다. 그간 트럼프는 OPEC에 석유값을 내리라고 계속 압박해 왔는데, ‘원년멤버’인 카타르가 빠지면서 후원군이 줄어들었기 때문입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앞으로 90일 동안 진행할 미-중 무역협상의 미국 대표로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무역대표부 대표를 임명했습니다. 그는 ‘강경파’로 분류됩니다. 중국이 제시한 협상 카드들은 트위터에 먼저 올리면서 중국 측을 압박하고 있습니다. 양보 의지가 없다는 뜻으로 풀이됩니다.

프랑스와 독일은 구글, 페이스북 등 미국 IT 기업에 매기려던 ‘디지털세’를 예정보다 크게 줄이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역시 트럼프 대통령이 “디지털세를 매길 경우 독일산 자동차에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압박한 결과로 풀이됩니다.

미국 입장에서는 좋은 일로 보이지만, 강대국 간 갈등으로 전반적으로 교역 규모가 줄어들면서 미국을 포함한 세계 경제에 결과적으로 악재가 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옵니다.

04

아침 잘 먹고, 점심은 ‘혼밥’, 저녁은 빨리

 아침은 간편식(HMR)로 간편하지만 든든하게 챙겨 먹습니다. 점심은 혼자 도시락이나 샌드위치를 간단하게 사 먹거나 동료들과 배달앱을 이용해 배달음식을 시켜 먹습니다. 저녁 회식은 1차만 하고 집에 갑니다. 

한국경제신문이 신한카드가 자사의 외식결제자료 1억8000만건을 분석한 자료를 받아 정리한 내용입니다. (아침 분석, 점심 분석, 저녁 분석 세편의 시리즈 기사입니다.)

아침 먹는 사람이 늘어난 건 HMR 시장의 발달 덕입니다. 하나만 시켜도 배달해주는 ‘밀키트’ 상품이 소비자의 사랑을 받으며 시장도 빠르게 커지고 있습니다. 점심때는 개인 시간이 부족한 직장인 들이 식사는 간단하게 떼우고 휴식을 취하거나 운동 등을 한다는 분석입니다. 저녁때는 ‘워라벨’을 점점 중시하면서 1차만 하고 귀가하는 사람이 늘고 있습니다.

05

‘페레니얼(Perennial)’ 세대가 일터를 바꾼다

나이가 많아지면, 너무 추울 때는 일하기가 힘들어 집니다. 미국의 약국체인 CVS는 미네소타 같은 추운 지역의 약국에서 근무하던 55세 이상 근로자들이 어느 순간 겨울이 오면 은퇴해 버리는 현상 때문에 고민이었습니다.

CVS는 추위 때문에 고민하던 직원들을 겨울에 플로리다 같은 따듯한 지역으로 파견해 일을 계속하게 했습니다. 결과는 만족스러웠습니다. 중장년 근로자들은 더 오래 일할 수 있었고, CVS는 휴가철에 몰려드는 고객들에게 더 나은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었습니다.

1982~2000년 사이에 태어난 세대인 ‘밀레니얼’이라는 단어는 많이 들어보셨을 겁니다. 밀레니얼 세대가 소비를 주도하고 일터에서도 핵심 인재가 되면서 기업들이 이들의 입맛을 맞춰주기 위해 힘을 쏟아 왔는데요.

이제 55세 이상인 ‘페레니얼’ 세대가 일터의 문화를 바꾸고 있다는 분석(외신)입니다. 페레니얼 근로자의 숫자는 빠르게 늘어나고 있고, 2024년이 되면 55세 이상이 가장 큰 근로자 집단이 될 전망입니다.

미국 사례긴 하나 한국의 고령화는 미국보다 훨씬 빠르게 진행되고 있어서, 미국 기업의 아이디어를 참조해 볼 만 합니다.

06

Quote of the day

 

식음료 사업은 메뉴와 브랜드를 개발해야 하는 일이고, 소비자 취향은 급변하는 시대죠. 최대한 소비자 취향 파악하러 돌아다니고 밤새도록 어떻게 차별화해야 할지 고민하는 수밖에 없습니다. 전 여전히 유행하는 건 다 직접 입고, 먹고, 보면서 매일 (트렌드를) 찾고 있습니다.

노희영 YG푸드 대표가 위클리조선과의 인터뷰에서 한 말입니다. 그는 ‘식품업계 미다스의 손’으로 불립니다. 마켓 오 브라우니, 계절밥상, 제일제면소 등이 노 대표의 손을 거친 작품입니다.

그는 까다롭고 빠르게 변하는  소비자 취향을 파악하는 비결로 “발로 뛰며 직접 경험하는 것” 을 꼽았습니다. 유명한 식당이든, 요즘 나온 영화든, 새로 뜨는 브랜드든 직접 입어보고 먹어보고 경험해 본다는 얘기입니다.

성공적인 식음료 브랜드를 만드는 방법에 대해서도 “모든 답은 시장에 있다. 사람들이 뭘 좋아하고 원하는지 정확히 아는 게 중요하다. 잘팔리는 걸 어떻게 더 잘팔리게 만들까가 핵심이다”라고 설명했습니다. 당연하지만 핵심을 짚는 얘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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