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1.목]자산 많아도, 소득 없으면 대출 ‘퇴짜’

<리멤버 나우>는 리멤버와 ‘손에 잡히는 경제’ 진행자인 이진우 경제전문기자가 함께 만드는 ‘데일리 비즈니스 콘텐츠 레터’ 입니다. 

읽어보시고 설문에도 참여해 주세요.   매일 하루 세분을 선정해 커피 쿠폰을 보내드립니다.  설문지는 레터 하단에 있습니다.

꽤 괜찮은 집도 있고 차도 있지만 소득이 크지 않으면 대출이 어려워 집니다. 부채를 줄여 금리 상승 시대에 대비하자는 건데, 경기 상황이 안좋을 때 대출까지 줄여버리면 더 경기가 얼어붙는 건 아닐지 우려됩니다. 삼성전자는 반도체에서 큰 돈을 벌었고, 내년에도 문제 없을 것이라고 합니다. 11월1일 ‘리멤버 나우’ 입니다.

01

자산 많아도, 소득 없으면 대출 ‘퇴짜’

어제부터 DSR 규제가 시작됐습니다.  DSR은 돈을 빌리러 오는 고객의 1년 수입이 100만원이라면 그 고객의 신용대출 자동차 할부금 등 모든 대출의 원금과 이자 상환액이 연간 70만원을 넘지 못하게 하는 규제 입니다.

종전에도 이와 비슷한 DTI 규제가 있었지만 DTI 규제는 주택담보대출의 원금과 이자 상환액이 고객 연소득의 40%를 넘기지 말라는 규제였습니다. DSR은 주택담보대출 뿐 아니라 모든 대출의 이자와 원금 상환액을 계산한 것이라는 차이가 있습니다.

DTI의 규제비율은 40%이고 DSR 규제는 70%라서 DSR 규제가 더 느슨한 것처럼 보이지만, 주택담보대출 이외의 이자와 원금 상환액이 소득의 30%를 초과하는 사람들은 DSR 규제가 더 까다로운 규제가 됩니다.

비싼차 리스로 사면 주택담보대출 어려울 수도

예를 들어 마이너스 통장으로 3천만원을 대출받은 소비자는 실제로는 은행에 매월 이자만 내지만 DSR 계산을 할 때는 원금도 매년 10%(300만원)씩 갚는 것으로 계산합니다. 삼성전자 주식 1억원어치를 갖고 있는 고객이 그 주식을 담보로 4천만원을 빌렸다면 역시 이자 뿐 아니라 원금도 매년 500만원씩 갚아 나가는 것으로 DSR을 계산합니다.

(마이너스 통장은 10년, 주식담보대출은 8년 내에 다 갚아야 한다는 식으로 계산합니다.)

3천만원짜리 차를 2년 할부로 구입한 경우는 매월 140만원가량 나가는 할부금도 모두 DSR 규제에 포함됩니다.  자동차 할부금 납입이 끝나지 않았다면 대출을 받아 주택을 구입하기 어려워질 수도  있습니다.

은퇴자들 대출 어려워진다

DSR 규제로 인해 가장 달라지는 부분은 이런 저런 부채가 많지만 소득은 낮은 경우는 이제 대출이 어려워지는 경우가 많아질 것이라는 점입니다. 특히  특별한 직업이 없는 은퇴자들은 이제 소득 입증이 잘 안돼서 대출이 어려워지는 경우가 많을 겁니다. 

과거에는 6억원짜리 아파트를 대출 5억원을 끼고 구입해서 그 아파트에서 나오는 월세로 대출이자를 갚고 남는 차액(월세-이자)을 생활비로 쓰는 노년층들이 있을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앞으로는 이런 생활비 마련이 불가능합니다.

감기 걸렸을 때 해병대 겨울 캠프 입소는 아닐지

이런 대출규제는 위험한 대출들을 사전에 차단해서 가계부채의 안정성을 높이려는 취지입니다. 그러나 이런 규제가 과거에는 없던 규제여서 이 규제로 인해 대출총량이 줄어들 수도 있고, 기존 대출이 만기가 될 경우 보유 자산을 팔아서 상환해야 하는 경우도 생길 수 있습니다.

대출은 위험한 행위일 수 있지만 그 과정에서 경기를 살리고 경제활동을 활발하게 하는 장점이 있습니다. 반면 대출 규제는 바람직한 방향의 정책이지만 그 과정에서 경기가 위축될 가능성을 늘 내포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이런  규제는 경기가 나쁜 시기에 시행하면 그 정책의 취지가 바람직함에도 불구하고 부작용을 일으킬 가능성이 커집니다.  (해병대 겨울 캠프에 입소하는 건 몸을 건강하게 하는 바람직한 방법이지만 감기 기운이 있을때는 피하는 게 좋은 것과 마찬가지 입니다.)

02

최고 이익 삼성전자, “반도체 내년에도 괜찮다”

삼성전자가 분기별 최대 실적을 또 다시 경신했습니다. 한 분기에 매출 약 65조원 영업이익 약 17조원을 벌었습니다.

이 중  반도체가 매출 약 25조원, 영업이익 13조원을 벌었습니다 . 영업이익률이 50%가 넘는 겁니다. 100원에 팔아서 55원쯤 남긴다는 건데, 이 정도면 “일부러 더 이상 비싸게는 팔지 않았다” 수준입니다. 최근 불거진 ‘반도체 고점 논란’을 무색하게 하는 실적입니다.

삼성전자는 실적의 배경을 설명하는 컨퍼런스 콜에서도 “반도체 시장의 향후 전망은 낙관적”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내년 1분기에는 다소 둔화될 수 있지만 2분기 이후엔 안정될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반도체 고점 논란은 최근 골드만삭스, 노무라증권 등 해외 유명 증권사들이 “내년 반도체 값이 크게 하락할 것”이라고 전망하면서 불거졌습니다. 하지만 세계 메모리반도체 1, 2위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나란히 “1분기 주춤할 수 있으나 2분기 이후에는 충분히 회복 혹은 성장도 가능”이라는 전망을 내놨습니다.

과거엔 스마트폰과 PC등 ‘전방산업’의 업황에 따라 부품인 반도체의 수요도 크게 흔들렸지만, 지금은 데이터센터에 들어가는 ‘서버’용 반도체 수요가 꾸준히 커지고 있어 중장기적으로는 계속 시장이 커질 것이라는 설명입니다.

보통 반도체 업체들은 1~2개분기 전에 미리 물량을 수주합니다. 지금 삼성이나 하이닉스가 내놓는 전망은 그들이 수주한 물량을 기준으로 내놓는 것일 가능성이 높아서, 어느정도는 맞다고 볼 수 있습니다.

다만 스마트폰 부분의 이익률은 계속 내려가고 있습니다. 내년 나올 ‘접는 폰’에 기대를 걸고 있습니다.

03

중국 구매 담당자들, “경기 안 좋다”

경기는 지금보다 앞으로를 내다보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렇다면 경제 활동의 주체인 기업에서 앞으로의 경기를 가장 먼저 체감하는 건 어느 부서일까요? ‘구매부서’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투자는 항상 한발 앞서 이뤄지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구매담당자를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는 앞으로의 경기를 예상하는 데 중요한 지표로 쓰입니다. 그걸 PMI, 구매(Purchasing) 담당자(Manager’s) Index라고 합니다.

중국의 경우 은행인 HSBC와 중국의 물류구매연합회가 각각 발표를 하는데, 수치가 조금씩 다를 때도 있지만 트렌드는 비슷합니다. 오늘은 후자의 데이터가 나왔는데, 2016년7월 이후 가장 낮은 수치를 기록했습니다.  수치는 50.2인데, 50이 ‘경기 확장’과 ‘경기 위축’을 가르는 기준입니다. “거의 성장 안한다”는 느낌 입니다.

미-중 무역전쟁으로 수출이 줄고 이에 따라 투자가 위축되면서 구매 담당자들이 “뭘 살게 없네”라고 느꼈다는 얘기가 됩니다. 어제 말씀드린데로 중국의 상황은 한국 경제, 증시와 밀접한 연관이 있기 때문에 걱정입니다.

한편 중국 인민은행은 ‘1달러=7위안’ 선을 지키기 위해 시장 개입을 선언했습니다. 지금은 6.9위안 수준이고 곧 7위안을 넘을 기세입니다. 이 말은 위안화의 가치가 떨어지고 있다는 뜻입니다. 위안화 가치가 떨어지면 수출 기업에는 유리하긴 하지만, 외국 자본은 값이 떨어지는 위안화를 팔고 해외로 빠져나가게 됩니다.

그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중국이 인위적으로 위안화 가치를 떨어트려 수출을 늘린다”고 비판해 왔습니다. 실제로도 그런 측면이 없지 않지만, 지금은 오히려 가치를 올리기 위해 애를 쓰고 있습니다.

04

‘진웅텐트’의 부활

‘진웅텐트’라는 기업을 아시나요? 과거 세계 텐트 시장의 강자였고, 유가증권시장 상장기업이었습니다. 그런데 IMF 외환위기를 거치며 사세가 추락했고 결국 2005년 상장폐지 됐습니다.

회사가 어려울 때 ‘지누스’라고 이름을 바꿨고 텐트 밑에 깔던 매트리스 기술을 활용해 침대 매트리스로 종목을 바꿨습니다. 침대를 돌돌 말아 패킹하는 기술을 개발해 배송을 편하게 만들었고, 미국 시장을 꾸준히 노크해 지금은 아마존 침대 매트리스 분야 1위 입니다. 그리고 지난해 6000억원이 넘는 매출을 기록했습니다.

올해 한국시장에 다시 진출하고, 다시 한번 유가증권시장 상장을 위한 절차를 밟고 있습니다. 소셜미디어에서는 “경영학자들이 연구할만한 사례”라는 평가도 나옵니다.

한국경제가 자세히 설명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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쓱(SSG) 1조 수혈, ‘한국형 아마존’은 누가?

아마존은 매우 오랫동안 적자를 봤습니다. 그러면서도 계속 큰 금액을 투자 받았습니다. 그 돈을 다른 기업들은 엄두도 못낼 만큼 촘촘한 배송망과 지역별 창고를 만드는데 썼습니다. 그렇게 온라인 쇼핑 시장을 장악해 버렸고, 그를 기반으로 클라우드 등 다양한 신사업을 벌이며 시가총액 기준 세계 최대 기업이 됐습니다.

‘한국형 아마존’을 목표로 하는 기업들도 그래서 돈이 필요합니다. 신세계 같은 대기업도 1조원 씩 외부 펀딩을 받는 이유입니다. 최근 SK계열 11번가도 큰 투자를 받았습니다. 스타트업으로 시작한 쿠팡은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이 막대한 돈을 투자하고 있습니다. ‘한국형 아마존’의 자리는 누가 차지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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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매도만 없으면 진짜 주가하락 멈출까?

요즘 국내 증시가 계속 하향 곡선을 그리면서 일부 투자자들은 공매도를 금지해야한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다수의 국민청원까지 등장했습니다. 외국인과 기관투자자들이 활용하는 공매도가 주가하락을 부추긴다는 이유입니다. 당국도 규제를 검토하고 있다고 합니다.

공매도란 다른 사람의 주식을 빌려서 파는 것으로 주가하락에 투자하는 전략입니다. 공매도가 많은 종목은 투자심리가 위축되는 경향이 있습니다.  

실제로 금융당국이 지난 2008년과 2011년 금융위기 상황에서 두 차례 한시적으로 공매도를 금지했습니다.

하지만 공매도는 적정가치대비 지나치게 오른 주식 과열을 잠재우는 역할을 해서 긍정적인 측면도 있다는 주장도 있습니다. 또 공매도 투자자는 주식을 빌릴 때 대차비용이 필요합니다. 인기 종목의 대차비용은 연 이자가 20%가 넘는 경우가 많아 장기투자가 사실상 어렵습니다.

공매도가 단기적으로 주가하락을 부추기는 측면은 있습니다. 이 과정에서 개미투자자들이 손실을 보기도 합니다. 반면 장기적 증시 하락의 주된 요인으로 공매도를 꼽기는 어렵다는 전문가들도 적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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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uiz of the day

면세점들이 잇따라 문을 열고 있습니다. 지난해와 올해는 ‘사드 보복’으로 중국 관광객이 크게 줄었지만 면세점에서 물품을 무더기로 사가는 ‘따이공(보따리 장수)’ 들이 그 이상을 사가면서 면세점 시장은 오히려 커졌습니다.

오늘도 새로운 면세점이 문을 열었습니다. 원래 면세점은 ‘강북’이 주력이었는데, 이곳이 생기면서 ‘강남벨트’를 형성했다는 표현도 나옵니다. 이곳은 어디일까요? ( 보기를 누르시면 정답을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관련기사 입니다.

1. 롯데면세점 월드타워점 2. 신세계면세점 강남점 3. 갤러리아 63면세점 4. 현대백화점 코엑스 면세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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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uote of the day

세계적으로 30억명 이상이 바다에 의존해 삶을 영위하고 있습니다. 해양 생태계 파괴는 기후변화 처럼 전 세계 사람들의 삶을 위협하고 있습니다.

마이클 블룸버그 전 뉴욕시장의 말입니다. 그냥 ‘좋은 말’만 한 것은 아닙니다. 그는 최근 <원칙(Principle)>이라는 책을 써 화제가 된 전 해지펀드 매니저 레이 달리오와 함께 해양 생태계 보호를 위해 1억8500만달러(약 2100억원)를 기부하기로 했습니다.

블룸버그의 경우 차기 대선을 노리고 있다고 합니다. 그렇더라도 부유층 들이 공동의 가치를 지키기 위해 자신의 재산을 흔쾌히 내놓는 모습은 언제나 적잖은 울림을 주는 듯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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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멤버 나우> 설문조사에 참여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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